'미래모빌리티' 힘주는 현대차, 스타트업에 1.3조 통큰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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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오픈이노베이션 테크데이# 배달 로봇이 계단을 오르내리고 드론이 건물 벽을 촬영해 미세한 결함도 척척 발견해낸다. 인공지능(AI)을 통해 공간에 최적화된 음악의 선곡을 추천 받거나 가상인간 공연도 볼 수 있고 영상 속 공간을 마치 현장에 있는 것처럼 탐험한다.
스타트업 발굴 및 투자, 육성 프로그램 운영
2017~2023년 1분기까지 1조3000억 투자
전동화, 커넥티비티, AI, 로보틱스, 에너지 등
불과 몇 년 후 일상에서 경험할 신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국내 스타트업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현대차그룹은 15일 호텔 나루 서울 엠갤러리에서 '현대차그룹 오픈이노베이션 테크데이' 행사를 처음 개최하고 스타트업 생태계와의 상생 전략을 발표했다.미래 모빌리티 시대를 준비하는 현대차그룹은 최근 연구조직을 중앙집중형에서 '독립적 연합형'으로 바꾸는 차원의 대규모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미래 모빌리티 시대에는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하는 게 중요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스타트업 투자도 그중 하나다. 현대차그룹은 혁신 아이디어를 지닌 스타트업을 발굴·투자하는데 그치지 않고 다양한 육성 프로그램 운영과 실증 사업 지원, 기술 노하우 공유 등을 통해 성공적 시장 안착과 원활한 제품·서비스 개발을 돕고 있다.
현대차·기아에 따르면 스타트업 투자를 본격 강화하기 시작한 2017년부터 올 1분기까지 200여개 이상 스타트업에 1조3000억원을 투자했다. 이는 보스턴다이내믹스, 모셔널, 슈퍼널 등 대규모 해외 투자는 제외된 수치다.현대차·기아가 투자한 스타트업들의 사업 분야는 모빌리티 서비스 분야를 비롯해 전동화, 커넥티비티, AI, 자율주행, 에너지, 로보틱스 등 미래 신사업 영역을 망라한다.
분야별로 보면 모빌리티 분야가 7537억원으로 가장 많고 전동화 2818억원, 커넥티비티 1262억원, AI 600억원, 자율주행 540억원, 에너지(수소 포함) 253억원 등이다.
황윤성 현대차·기아 오픈이노베이션추진실 상무는 "혁신적 기술이나 서비스를 통해 인류의 삶에 긍정적 변화를 이끌 수 있는 스타트업이 현대차그룹이 찾고 있는 기업"이라며 "새로운 고객 가치를 창출하고 협력 과정에서 우리에게 중요한 인사이트를 주는 스타트업에 적극 투자하고 육성함으로써 상호 윈윈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현대차그룹은 전 세계에 숨어있는 유망 스타트업 발굴을 위해 미국 독일 이스라엘 중국 싱가포르 5개 국가에 '크래들'이라는 혁신거점을 운영 중이다.
국내에는 오픈이노베이션의 허브 역할을 수행하는 '제로원'을 설립했다. 또 전세계 주요 국가에서 총 19개의 투자 펀드를 운영하며 글로벌 투자 역량 제고에 집중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임직원 대상 사내 스타트업 제도도 운영하고 있다. 지금까지 총 30개 사내 스타트업이 분사했으며 이들의 누적 매출액은 2800억원, 신규 인력 채용은 800명 이상이다.이날 현대차그룹은 주요 스타트업과의 협업 사례도 공개했다.
국내 제조 분야 AI 솔루션 기업 '마키나락스'는 2018년 제로원 펀드 참가를 통해 성장한 대표 업체다. 현재 머신러닝과 딥러닝 기반의 AI 기술을 활용해 현대차·기아의 주요 공장에 스마트팩토리 시스템을 지원하고 있다.
유럽의 전기차(EV) 초고속 충전 인프라 업체인 '아이오니티'는 지난해 말 기준 유럽 24개국에 약 450개의 충전소 건립을 완료했으며 2000여개의 초고속 충전기를 설치했다. 현대차는 아이오닉5 고객 대상으로 아이오니티 충전 시설을 1년간 무료 이용 가능한 프리미엄 패키지를 제공하는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크로아티아 초고성능 전기차 업체 '리막'은 최근 기업 가치가 22억유로에 달할 정도로 급성장한 기업. 현대차·기아의 고성능 전기차 기술 고도화에 일조했다는 평가다. 김정상 듀크대 교수가 설립에 참여해 국내에도 잘 알려진 미국의 양자 컴퓨팅 업체 '아이온큐'는 2021년 현대차그룹이 투자한 이래 자율주행 및 배터리 기술 고도화 프로젝트 등 다양한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밖에 미국 음성인식 솔루션 업체 '사운드하운드', 소프트웨어 시험검증 솔루션 기업 '슈어소프트테크' 등이 현대차가 지분에 참여하고 있는 스타트업이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