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고민정과 설전 벌인 한총리에 "불성실·오만…경질해야"

대정부질문 답변 맹비난…"한일 '오염수 방류' 이면합의 의심"
'中 대사, 위안스카이 떠올라' 尹도 비판…"자해적·자기비하"
더불어민주당은 15일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문제를 고리로 대여 공세를 이어갔다.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기준에 맞는다면 반복적으로라도 마실 수 있다'고 한 한덕수 국무총리가 비난의 타깃이 됐다.

김성주 정책위 수석부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한 총리의 이 같은 발언에 대해 "오염수를 방류해선 안 된다는 입장이 아니라, 안전하다면 방류해도 괜찮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김 수석부의장은 "혹시 한일 정부 사이에 오염수 방류에 대한 이면 합의가 있는 것 아닌가 의심이 든다"며 "한 총리는 오염수를 마시겠다고 한 말을 취소하고 국민들에게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대정부질문에서 한 총리가 이명박 정부 시절 국정원 작성 문건에 대한 고민정 최고위원의 질의에 '답변할 이유가 없다', '대단히 부적절하다'고 한 것도 거세게 비판하며 총리 경질까지 요구했다.

윤준병 의원은 "전례 없는 불성실한 답변과 오만을 드러낸 한 총리와 윤석열 정부는 즉각 사과하고 반성하라"며 "한 총리의 경질을 요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소영 원내대변인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대정부질문에서 '답변할 이유가 없다', '적절하지 않은 질문이다'라고 답변하는 총리는 역사상 처음 본다는 이야기가 많이 나왔다"며 "윤석열 정부가 지난 1년 국회를 무시하는 모습을 보여왔는데 한 총리가 그 단면을 보여줬다는 평가"라고 전했다.
민주당은 여권이 싱하이밍(邢海明) 주한 중국대사를 조선 말기 내정에 간섭했던 청나라 위안스카이에 빗댄 것을 두고도 날을 세웠다.

최근 이재명 대표와의 관저 초청 만찬에서 한국에 대해 고압적 발언을 해 논란이 된 싱 대사를 향해 여권의 비난이 잇따르는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도 비공개 국무회의에서 "싱 대사를 보면 위안스카이가 떠오른다는 얘기들이 있다"고 한 바 있다.

정성호 의원은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위안스카이는 국내 내정을 좌지우지했던 사람인데, 싱 대사가 대한민국을 좌지우지하느냐"며 "그야말로 자해적인, 자기비하적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말도 안 되는 얘기로, 제1야당 대표가 국장급 중국 대사를 만난 것을 위안스카이와 비교한 것은 집권 여당이 최소한의 국가적 자존심과 국격을 포기한 발언"이라고 꼬집었다.

송갑석 최고위원도 BBS 라디오에 나와 "중국 대사의 발언이 매우 부적절했지만, 대통령이 직접 참전할 일인가"라며 "대통령께선 말을 아끼고 계시다 다른 여지도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수석부의장은 "윤 대통령이 청나라 위안스카이를 소환하며 중국의 내정 간섭을 비난했는데, 왜 이토 히로부미의 조선 침탈에 대해선 이야기하지 않느냐"고 비꼬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