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북미 접수한 SK바이오팜 신약 블록버스터 가능할까

자체 개발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 캐나다 판매 허가
4분기 흑자전환 예고..."2030년 글로벌 매출 18억달러" 전망도
올해 유럽 4개국 추가 출시...빔팻 특허만료 등 수혜 예상
지난 1월 열린 'SK바이오나이트' 행사에서 요그 알그림 SK팜테코 사장(왼쪽부터)과 김연태 SK㈜ 바이오투자센터장, 이동훈 SK바이오팜 사장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SK㈜ 제공
SK그룹 바이오 계열사인 SK바이오팜이 자체 개발한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제품명 엑스코프리)'에 대해 캐나다에서 판매 허가를 받았다. 2020년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에 이어 세계 10대 시장 중 한 곳인 캐나다까지 진출함으로써 매출 확대가 예상된다.


미국 이어 캐나다도 뚫은 SK바이오팜

SK바이오팜은 캐나다 연방보건부로부터 세노바메이트의 판매 허가를 받았다고 15일 밝혔다. 이 약은 성인 대상의 부분 발작 치료제다. 뇌전증은 뇌 신경세포가 이상을 일으켜 과도한 흥분 상태를 유발하며 발작 등이 나타나는 뇌 질환이다.SK바이오팜은 국내 제약사 중 유일하게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혁신 신약 2개를 보유한 중추신경계 분야 혁신 신약 개발사다. 세노바메이트는 부분 발작 적응증으로 가장 최근에 허가받은 신약을 3세대 뇌전증 신약 중 가장 효과가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SK바이오팜은 캐나다 진출을 통해 글로벌 뇌전증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북미 시장 공략에 더욱 속도를 낼 전망이다. 캐나다는 세계 10대 의약품 시장이다. 2019년 기준 세계 뇌전증 치료제 시장은 61억 달러로 북미 시장은 이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SK바이오팜은 국내 최초로 엑스코프리의 신약 후보물질 발굴부터 임상 개발, 판매 허가 신청까지 전 과정을 독자적으로 수행했다. 대부분 해외 판매시, 미국 수출시 현지 파트너사에게 마케팅과 판매를 대행시키는 국내 제약 바이오업체와 달리 개발 생산부터 유통 판매 단계까지 전 과정을 독자적으로 수행한다는 점에서 SK바이오팜의 성공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분석이다.이동훈 SK바이오팜 사장은 올초 언론 인터뷰에서 “미국 뉴저지 법인의 제약 영업담당 100여 명이 모두 현지 인력”이라며 “직접판매 전략이 성공한 덕분에 세노바메이트를 미국 시장에 안착시킬 수 있었다”고 말했다. 단 캐나다의 경우 판매는 현지 제약사 팔라딘 렙스가 담당한다.


4분기 흑자전환, 올해 연간 매출은 3000억~3600억원 예상

세노바메이트 직접 판매에 따른 높은 수익성은 실적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SK바이오팜은 지난해 세노바메이트로 미국에서만 169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올해 1분기에는 539억원을 벌어들였다. 이는 전년 동기대비 1.7배 수준이다.

올해 미국 시장 연간 매출은 2700억~3000억원 수준으로 회사측은 예상하고 있다. 전년보다 60%이상 오른 수치다. 전체 매출 역시 3300억원에서 3600억원수준으로 증권사들은 전망하고 있다. SK바이오팜 관계자는 "4분기 흑자전환을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미국 뿐만 아니라 유럽에서도 판매 증가가 예상된다. 현재 프랑스 독일 벨기에 등 유럽 18개국에서 판매하고 있는 SK바이오팜은 올 하반기까지 유럽 4개국에 추가로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유럽지역 판매는 SK바이오팜의 유럽 파트너사 안젤리니파마가 맡고 있다. 김승민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엑스코프리(세노바메이트)가 블록버스터로 성장하면서 SK바이오팜 수익성성을 대폭 개선시킬 것"이라며 "엑스코프리가 블록버스터에 등극하는 2027년에 SK바이오팜의 영업이익률은 50%수준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매출 원가율 10%미만의 자체 신약 비즈니스 이기에 가능한 영업이익률이다.

그는 또 엑스코프리의 2030년 글로벌 매출을 18억달러로 전망했다. 그는 "기존 경쟁제품인 UCB의 빔팻 특허만료는 엑스코프리의 시장 침투 기회를 줄 것"이라며 "높은 가격의 오리지널 빔팻이 제네릭으로 전환될 경우 남은 보험 한도로 새로운 약을 처방받을 기회가 생기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SK그룹 제약·바이오사업 M&A로 퀀텀점프 가능할까

SK바이오팜은 세노바메이트 적응증에 전신 발작을 추가하고 투약 가능 연령 범위를 청소년까지 넓히고 있다. 이 제품은 2025년 출시가 예상된다. 또한 기존 뇌전증 치료제가 듣지 않는 60%의 성인 환자를 타깃으로 신규 뇌전증 신약 후보물질 'SKL24741'을 개발해 임상이 진행중이다. 희귀 소아 뇌전증 치료제 ‘카리스바메이트’도 임상 3상이 진행되고 있다.

또한 미국과 유럽 외에도 현재 중국, 일본, 한국 등에서 기존 세노바메이트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어 늦어도 2025년까진 아시아지역내 시판이 전망된다. SK바이오팜은 특히 세계 2위 의약품 시장인 중국 진입을 위해 상하이 소재 글로벌 투자사와 중추신경계(CNS) 전문 제약사 '이그니스테라퓨틱스'를 설립한 바 있다.

2017년 설립한 항암연구소 통한 항암제도 개발중이다. 2022년 1월 첫번째 항암제 후보물질에 대한 FDA 임상시험 승인을 받았고 임상 완료시점은 2024년 9월로 예상된다. 2027년까지 뇌전증 임상시험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웨어러블 뇌파의료기기도 개발 중이다.
최윤정 SK바이오팜 전략투자팀장
SK그룹 내 제약·바이오 사업은 크게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SK바이오팜, SK팜테코와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의 SK케미칼, SK플라즈마, SK바이오사이언스 등으로 나뉜다. SK바이오팜엔 최 회장의 장녀 최윤정씨가 전략투자팀장으로 근무하고 있어 그룹내에서 주목받고 있다.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SK그룹은 바이오사업을 키우기위해 여러 M&A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이 기사는 바이오·제약·헬스케어 전문 사이트 <한경 BIO Insight>에 2023년 6월 15일 16시 41분 게재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