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횟집 대신 편의점 갑니다"…1만원대 숙성회 등장에 '환호'

기존 냉동식품 중심서 탈피 "냉장 제품 강화"
세븐·GS25등 숙성회 판매 잇따라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사진=게티이미지뱅크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이후 집에서 술을 마시는 '홈술족'이 늘면서 편의점들이 고품질 안줏거리를 강화하는 추세다. 포차나 이자카야에서 팔 법한 숙성회, 안주용 샐러드 등 종류가 다양해졌다. 외식이나 배달보다 저렴해 1인 가구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1만원대 프리미엄 숙성회 등장

세븐일레븐이 판매하는 냉장 숙성회 4종/사진=세븐일레븐 제공
15일 업계에 따르면 편의점 4곳(CU, GS25, 세븐일레븐, 이마트24)의 지난 4~5월 안주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6~28% 증가해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홈술 문화가 자리잡은 데다 고물가 부담이 계속되면서 편의점에서 안주 매출이 늘어나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그동안 편의점에선 보기 어려웠던 선도가 높은 안주들도 들여오고 있다. GS25는 지난달 9일 소금 숙성회 2종을 업계에선 처음 출시했다. 광어·연어에 일반 숙성 방식이 아닌 소금을 이용한 숙성 방식 '시오즈메'를 적용해 쫄깃한 식감이 특징. 1인 가구 수요를 감안해 70g 소용량 회로 구성했으며 다음달 초까지 1만원 이하 가격으로 할인 판매도 진행한다.

세븐일레븐도 이달 6일 숙성연어회, 숙성광어회, 숙성홍어회, 문어슬라이스 등 냉장 숙성회 4종을 선보였다. 역시 70~100g 단위 소포장에 저온 숙성 방식으로 불필요한 수분을 제거해 쫄깃한 식감을 살렸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생선회는 대중적 술안주이지만 횟집 등을 찾아야 해서 구매 접근성은 떨어진다"며 "홈술족이 늘고 있는 점을 고려해 집 앞 편의점에서도 손쉽게 회를 구매할 수 있도록 제품을 출시했다"고 설명했다.

제로슈거 열풍에 '저칼로리 안주'도 인기

사진=연합뉴스
2030 세대 사이에서 제로 슈거(무설탕) 소주가 유행하면서 안주도 저칼로리를 찾는 고객들이 늘었다. 최근 가수 성시경이 한 '디저트 서바이벌' 프로그램에 출연해 소주와 어울리는 음식으로 샐러드를 꼽으면서 더 주목받았다. 칼로리 부담 없이 안주를 즐길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GS25가 지난 두 달간 샐러드와 연관 구매되는 상품 데이터를 살펴본 결과 소주 2위, 와인 5위, 맥주 7위 등으로 조사됐다. 주류와 연관 구매 빈도가 높은 심야시간대(오후 10시~오전 1시) 샐러드 매출도 30%가량 늘었다. 샐러드가 가장 잘 팔리는 아침·점심시간대 매출 신장률(19%)보다도 10%포인트 이상 높은 수치다.

이 같은 트렌드에 GS25는 지난 13일 첫 안주용 샐러드 제품 '쌈싸먹는 치킨샐러드'를 출시했다. 만두피에 닭다리살과 모차렐라 치즈, 채소 등을 싸먹는 방식이다.

안주류마다 어울리는 주종을 표기한 제품도 나왔다. 이마트24는 지난달 23일 냉장안주 브랜드 '요즘돼세'를 론칭하고 안주 상품 6종을 선보였다. 각각 어울리는 주종을 표기해 상품 선택을 도왔다. 양념막곱창은 하이볼, 참나무훈제삼겹살은 와인, 통마늘닭근위는 소주에 잘 어울리는 안주라는 내용을 포장지에 담는 식이다.이마트24 관계자는 "편의점에서 주류를 구입하면서 안주를 동반구매하는 고객이 늘어나 냉장안주 브랜드를 론칭하고 안주 상품 구색을 강화해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현주 한경닷컴 기자 wondering_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