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발음 7∼8번, 순식간에 번져"…대구 공장화재 긴박함(종합)

3시간 40여분 만에 큰 불길 잡아…대응 2단계로 하향
"펑하는 소리가 들려서 무언가 폭발 사고가 난 줄 알았습니다. "
15일 오후 대구 서구 중리동에서 발생한 대형 공장 화재를 목격한 A(45)씨는 "갑자기 불이 났다고 난리가 나고 폭발음이 들렸다"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A씨는 "오후 5시께 퇴근을 했는데 그 후에 공장 건물에서 불이 나고 순식간에 옆 공장으로 옮겨붙었다"고 말했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화재 당시 검은 연기가 하늘로 솟구치면서 이 일대에는 메케한 냄새로 가득 찼다. 검은 연기가 화재 현장 일대로 퍼지면서 주민들의 화재 신고 또한 빗발쳤다.

목격자들은 화재로 인한 폭발음이 이 일대에 최소 7∼8차례 퍼졌다며 불안감을 숨기지 않았다.
불이 난 공장에서 20여m 떨어진 공장에서 근무한 50대 한모씨는 동료 5명과 긴급하게 대피했다. 한씨는 "연기가 올라오는 걸 보고 직원들하고 급하게 몸을 피했다"며 "불이 난 곳 쪽에서 펑하는 소리가 계속 났다"고 설명했다.

한씨는 "공장에서 빠져나오니까 소방차들이 도착했다"며 "큰 불길은 잡힌 것 같은데 주변에 섬유 공장이 있어서 불이 완전히 꺼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어린이집에 다니는 4살 동생과 함께 집으로 향하던 한 중학생은 "공장들이 따닥따닥 붙어 있어서 불이 순식간에 번졌다"며 "동생이 크게 놀라서 울음을 터뜨릴 정도였다"고 했다.
화재 진압이 이어지고 불기둥이 솟구치면서 소방 당국은 안전을 위해 이 일대 주민들의 접근을 차단했다.

서구 중리동 주민들은 화재 현장 먼발치에서 진화 작업을 지켜보며 발을 동동 굴렀다.

주민 A씨는 "불이 난 직후부터 연기가 계속 올라오고 있다"며 "소방관들이 다치지 않아야 할 텐데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소방 당국은 일몰 전 헬기 5대를 동원했으나 해가 지면서 철수해 진화 작업에 애를 먹었다.

다행히 현재까지 인명피해는 확인되지 않았다.
대구소방안전본부는 불길이 거세지자 오후 5시 31분께 대응 1단계를 발령한 데 이어 16분 뒤 대응 2단계로 격상했다.

곧이어 장비 60대와 진화 인력 160여명을 투입했으나 불길이 잡히지 않자 오후 7시 34분께 동원령 1호를 발령한 데 14분 뒤 대응 3단계를 발령했다.

소방동원령은 대형 화재나 사고, 재난 등 긴급상황 발생 시 부족한 소방력을 다른 지역에서 지원하는 것으로 이날 화재 현장은 남화영 소방청장 지휘 아래 경남, 경북 지역 소방대가 동원됐다.

대응 3단계는 화재 현장과 인접한 5개 이상 시군구 자원이 동원된다.

대구경찰도 화재 진압을 위해 경력 160여명을 투입했다.

김수영 대구경찰청장과 김영환 대구 서부경찰서장은 직접 현장에서 경력을 지휘했다.
소방 당국은 3시간 40여분 만인 오후 9시 10분께 초진에 성공했다.

이어 소방동원령을 해제하고 대응 단계를 2단계로 하향했다.

화재 진압에 나선 소방대원 2명과 경찰관 1명이 유리 파편에 맞는 등 경상을 입었다.

노무학 대구 서부소방서 예방안전과장은 언론 브리핑에서 "공장 건물 간격이 밀접하고, 샌드위치 패널이 다닥다닥 붙어있다"며 "화재가 난 곳은 섬유 및 목재 가공 공장으로 불길이 (쉽게) 확산했다"고 밝혔다. 소방 당국은 잔불 정리를 마치는 대로 화재 원인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