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해외법인서 6000억 배당 들여와

국내 기업 자본 리쇼어링 동참

작년 1분기 대비 280% 늘어
자회사 지원·국내 투자 나서
LG전자가 올해 1분기 해외법인의 이익잉여금 6000억원가량을 국내로 들여왔다. 국내 자회사 지원과 함께 각종 설비투자 재원으로 쓸 예정이다.

1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1분기 LG전자 해외법인의 본사 배당액은 5964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분기 배당액(1567억원)보다 280.6% 늘어난 규모다. 2021년 1분기 해외법인 배당 수입은 0원이었다.

올 1분기 해외법인별 배당액은 인도법인 3916억원, 태국법인 1607억원, 싱가포르법인 253억원 등으로 집계됐다. 연간 매출이 3조~4조원에 달하는 인도법인의 배당액이 가장 컸다. LG전자는 가전 부문에서 인도 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다.

LG전자는 해외에서 들여온 자금 일부를 LG디스플레이에 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는 지난 3월(6500억원)과 4월(3500억원) 두 차례에 걸쳐 LG디스플레이에 1조원을 대여했다. LG디스플레이는 이 대출금 사용처에 대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운영자금 용도로 쓸 것”이라고 공시했다. LG전자는 해외법인 배당액 일부를 국내 투자비로도 사용할 예정이다. 이 회사는 올해 4조원 규모의 설비투자를 한다는 계획이다.최근 본격화하는 ‘자본 리쇼어링’(해외법인 자금의 국내 반입)에 LG전자도 동참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자동차는 최근 해외법인으로부터 59억달러(약 7조8000억원)를 국내로 들여오기로 결정했다. 들여온 자금으로 전기차 전용 공장 등을 건설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도 올 1분기에 베트남과 중국 등 해외법인에서 8조4400억원을 들여왔다. 지난해 동기(1275억원) 대비 60배 이상으로 늘어난 규모다.

정부가 올 들어 법인세법을 손질하면서 국내 대기업의 자본 리쇼어링이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지난해까지는 해외 자회사가 국내로 배당할 경우 해외와 국내에서 모두 과세하는 등 사실상 ‘이중과세’ 부담이 컸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해외에서 과세한 배당금은 배당의 5%에 한해서만 국내에서 과세하는 방식으로 세법이 바뀌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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