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난 오늘도 내 것이 아닌 글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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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A19
편집 후기신간 <편집 후기>는 20년 가까이 출판업계에서 일해온 오경철 편집자의 회고록이다. 편집자는 작가가 건네준 원고를 보기 좋게 가공해 시장에 내놓는 역할을 한다. 단순히 ‘남의 문장을 읽고 고치는 일’에 그치지 않는다. 책의 기획 단계부터 표지, 날개지, 뒷면, 보도자료 작성까지 관여하지 않는 부분이 없다. 여러모로 책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없으면 쉽지 않은 일이다.
오경철 지음 / 교유서가
276쪽 | 1만6500원
한 명의 애서가로서 시작했지만, 책 만드는 일을 직업으로 삼으면서 책에 대한 환멸이 싹텄다고 했다. 긴 세월 쌓아온 애증 관계를 무시할 수 없던 탓일까. 고민 끝에 나온 표어는 ‘결국 책을 사랑하는 일’이다. 저자는 “비록 알아주는 사람이 없을지라도 그 책을 기억할 수 있게 해주는 나만의 표식을 남겨두고 싶었다”고 말한다.
안시욱 기자 siook9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