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신용등급 하락 신호탄?

태영건설·한신공영 하향 조정
업계 "부동산 경기 회복 지연 탓"
▶마켓인사이트 6월 16일 오후 3시 49분

태영건설의 신용등급이 A에서 A-로 하향 조정됐다. 한신공영도 신용등급이 BBB로 내려갔다. 건설사 신용등급 줄강등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한국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는 16일 태영건설의 신용등급을 ‘A(부정적)’에서 ‘A-(안정적)’로 내렸다. 기업어음(CP) 신용등급도 ‘A2’에서 ‘A2-’로 하향 조정했다.

과도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으로 재무 불확실성이 크다는 게 한신평의 지적이다. 한신평에 따르면 이 회사의 PF 보증 규모는 지난 3월 말 기준 2조4000억원에 달한다. 분양 여건이 좋지 않은 지방 물량의 비중이 크다는 것 또한 부담이다.한신평은 “부동산 경기 회복 지연도 태영건설의 재무적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소”라며 “사업장 착공과 분양 일정이 지연될수록 상환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 회사 연결 기준 순차입금은 2021년 말 9470억원에서 올해 3월 말 1조6338억원으로 늘었다. 인건비 등 공사원가 부담, 분양 경기 부진 등의 여파로 수익성이 개선될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게 한신평의 지적이다.

한국기업평가는 이날 한신공영의 신용등급을 ‘BBB+(부정적)’에서 ‘BBB(안정적)’로 하향 조정했다. 수익성 하락 및 재무 부담 확대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 3월 말 기준 부채비율은 247.5%에 달한다.건설업계에서는 “다른 건설사의 신용등급도 내려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부동산시장 침체와 미분양 증가, 유동성 경색 등에 따른 자금난이 심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견 건설사 신일이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는 등 줄도산 위기설도 확산하고 있다.

올해 들어 공모채 시장에서 건설사 회사채는 수요예측 미매각 상황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중견 건설사 한양(BBB+)은 지난 8일 열린 600억원어치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220억원의 주문이 들어오는 데 그쳤다. 일부 비우량 건설사는 고금리 사모채에 의존하고 있다. 동부건설(BBB)은 이달 20억원어치 6개월 만기 사모채를 연 9%에 발행했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