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도형, '위조 여권' 재판서 "싱가포르 에이전시 통해 취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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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에 "나만 처벌해달라" 호소하기도코스타리카 위조 여권을 사용하려다 몬테네그로에서 붙잡힌 권도형(32) 테라폼랩스 대표가 해당 여권에 대해 "싱가포르에 있는 에이전시를 통해 취득한 것"이라고 밝혔다. 권 대표는 가상화폐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핵심 인물이다.
몬테네그로법원, 오는 19일 오후 2시 판결
16일(현지시간) 몬테네그로 수도 포드고리차에 있는 포드고리차 지방법원에서 열린 위조 여권 사건 재판에 출석한 권 대표는 "친구가 추천한 싱가포르에 있는 에이전시를 통해 모든 서류를 작성해 코스타리카 여권을 받았다"면서 "벨기에 여권은 다른 에이전시를 통해서 받았다"고 말했다.그는 "해당 에이전시를 통해 그라나다 여권을 신청할 때는 거절당했고, 코스타리카 여권을 신청할 때는 신청이 받아들여졌기 때문에 의심할 이유가 없었다"면서 "신뢰할만한 친구가 추천해준 에이전시였기에 에이전시를 신뢰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코스타리카 여권으로 전 세계를 여행했다. 만약 위조 여권이라고 의심했다면 여러 나라를 여행하지 않았을 것이다. 여권의 진위에 대해서는 전혀 의심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재판부가 해당 에이전시의 명칭을 묻자 권 대표는 "중국말로 돼 있었는데 정확히 기억이 안 난다"고 답했다.권 대표는 또 "다른 나라에 경제적으로 투자를 많이 하는 사람은 '경제 여권'을 받을 수 있다"면서 "아랍에미리트(UAE), 포르투갈 등에 그런 제도가 있으며 몬테네그로에서도 25만유로(약 3억5000만원)만 내면 수개월 뒤에 여권을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안다"고 주장했다.아울러 함께 붙잡힌 측근 한모씨에 대해 "그는 죄가 없다. 위조 여권으로 처벌을 받게 되면 나만 받게 해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다만, "더 이상 재판이 길어지는 것을 원치 않는다"면서 "코스타리카·벨기에 여권에 대한 재조사 신청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이에 대해 검사 측은 "적법한 기관에서 발행된 여권이 아니다. 벨기에 여권은 이름도 다르고 생년월일도 다르다. 나쁜 의도로 여권을 만든 게 분명하다. 적법하게 처벌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양쪽의 최후 변론을 청취한 재판부는 "오는 19일 오후 2시에 판결하겠다"고 예고했다.
한편, 권 대표와 한씨는 지난 3월23일 포드고리차 국제공항에서 코스타리카 위조 여권을 갖고 UAE 두바이행 전세기에 탑승하려다 체포돼 공문서위조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