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에도 춤추는 아미들…여의도는 지금 '보라보라해' [현장+]

여의도서 '방탄소년단 데뷔 10주년 페스타' 진행
전시·체험 부스에 RM 오프라인 소통까지
최고 기온 31도 무더위에도 '함박 웃음'
경찰·소방까지 안전에 촉각, 팬들도 질서정연
피날레는 30분 간 펼쳐진 '불꽃쇼'
주최 측 "총 40만명 방문, 외국인은 12만명"
사진=뉴스1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데뷔 10주년을 위해 글로벌 아미(ARMY, 공식 팬덤명)들이 서울 여의도에 모였다.

1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강공원 일대에서 방탄소년단 데뷔 10주년 기념 행사인 'BTS 10th Anniversary FESTA @여의도(Yeouido)'가 진행됐다.여의나루역에서부터 행사장까지 이어진 길은 보라색 아이템을 착용한 팬들로 가득 찼다. 옷은 물론 모자, 가방, 신발, 심지어 머리카락까지 보라색으로 염색한 아미들은 환한 미소를 지으며 행사장으로 향했다.

행사장 인근 카페에서도 팬들이 모여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카페 외부에는 방탄소년단의 10주년을 축하하는 인쇄물이 붙어있었고, 내부에서는 이들의 히트곡이 연신 흘러나왔다. 카페 직원 A씨는 "10주년 분위기를 내보고자 자체적으로 준비한 것"이라며 "오늘은 평소보다 외국인들의 방문이 많다"고 전했다.

당초 경찰은 행사 당일 30만명의 팬들이 운집할 것으로 내다봤다. 마포대교 남단~63빌딩 앞 교통이 통제됐으며, 행사장까지 가는 길에는 안내 요원이 배치돼 팬들이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도왔다.이날 서울의 기온은 최고 31도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보됐다. 무더운 날씨에도 팬들의 열정은 더 뜨겁게 타올랐다. 행사장에 들어서자 방탄소년단의 뮤직비디오가 나오는 스크린 앞에서 일부 팬들이 떼창을 하거나 춤을 추며 축제 분위기를 만끽하고 있었다.
사진=뉴스1
사진=연합뉴스
행사장은 전시, 체험 콘텐츠로 꾸며졌다. 방탄소년단의 지난 10년의 역사를 돌아볼 수 있는 'BTS 히스토리 월', '달려라 방탄' 무대 의상 전시, 포토존 '방탄 가족사진전', '타투 스티커 체험 부스' 등 곳곳에서 팬들은 사진을 찍으며 페스타를 즐겼다.현장 진행, 안전 요원들은 지속적으로 "천천히 이동해 달라", "길을 막지 말고 이동해 달라", "조심하라" 등의 멘트를 외쳤다. 경찰, 소방당국, 지자체 관계자 등은 현장을 지속적으로 관리·감시했다. 이에 따라 팬들은 질서 정연하게 행사에 참여했다. 자기의 쓰레기를 버리지 말고 직접 가져가자는 취지로 봉투가 지급되기도 했다. 그늘에서 돗자리를 펴고 음식을 먹던 팬들이 이 봉지에 직접 쓰레기를 담아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독일에서 온 팬 미셸(24)과 에바(25)는 "2015년부터 방탄소년단을 좋아했다. 한국을 온 건 이번이 처음인데 정말 재밌고 기분이 좋다. 방탄소년단을 통해 한국에 대한 관심이 더 커졌다"고 말했다.

러시아인 다리나(21)는 "이렇게 많은 나라의 팬들이 모였다는 게 놀랍다. 정말 다양한 나라의 언어가 들리더라. 러시아인도 있었고, 한국인은 물론 일본인 친구도 사귀었다"며 웃었다.인근에 거주 중이라는 이모(35)씨는 "행사를 한다길래 궁금해서 가족들과 함께 왔는데 방탄소년단의 영향력에 또 한 번 놀랐다. 보라색 옷을 입고 춤을 추던 할머니 아미가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람이 몰린대서 걱정했는데 진행 요원, 경찰 등이 많이 배치됐다. 안전에 특히 신경을 쓴 것 같은 느낌"이라고 덧붙였다.
그룹 방탄소년단 RM /사진=빅히트 뮤직 제공
방탄소년단 멤버 RM은 직접 행사장에 나타나 팬들과 소통하는 이벤트인 '오후 5시, 김남준입니다'를 진행했다. 사전에 추첨된 3000명만이 이벤트 무대 앞에 모여 RM을 직접 볼 수 있었다.

RM은 "벌써 10주년이 됐다. 연습생 때도 한강공원에 오고, 고등학생 때도 불꽃축제를 보겠다고 왔던 기억이 새록새록 한데 이렇게 여의도에 와서 10주년에 위버스 라이브로 여러분들을 만날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며 "제가 15주년, 20주년에는 무슨 감정으로 어떤 노래를 하고 있을지 장담 못 하지만 여러분께 늘 감사하고 사랑하고 생각하고 있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또 그는 "우리가 무슨 말을 하는지, 가사로 무얼 말하고 싶은지 알기 위해 한국어를 배우는 분들이 많다더라. 감사하다. 한 언어를 배운다는 게 참 어려운데, 순전히 우리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언어를 공부한다는 점에 감사하다. 감동하고 있다"며 해외 아미들을 향해 고마움을 전하기도 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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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의 대미를 장식한 건 밤 8시 30분에 시작해 약 30분간 펼쳐진 불꽃쇼였다. 불꽃쇼는 방탄소년단의 히트곡과 정국의 내레이션으로 완성됐다. 감성적인 분위기의 곡 '소우주'와 함께 시작된 불꽃은 'DNA', '페이크 러브', '작은 것들을 위한 시', '다이너마이트', '버터' 등 다양한 노래와 어우러져 화려하게 여의도 밤하늘을 수놓았다.행사 종료 후 주최 측은 이날 총 40만명이 여의도 한강공원과 그 주변을 찾았다고 밝혔다. 이 중 외국인은 12만명으로 집계됐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