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10분내 '탄소 발자국' 측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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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템 개발·활용 성공으로LG화학이 제품별로 공정 변화에 따른 탄소 배출량을 10분 내 산출하는 데 성공했다. 회사가 자체 개발한 ‘탄소 발자국 시스템(CAMP)’을 활용해 탄소 배출량 계산 시간을 기존 수개월에서 크게 앞당긴 것이다. 이를 통해 탄소 저감 계획을 구체적으로 세우고, 고객사가 원하는 제품을 빠르게 생산해낼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수개월 걸리던 시간 대폭 줄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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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스템을 이용하면 고객사 요청에 맞게 제조 공정을 어떻게 바꿔야 하는지를 알 수 있다. 예컨대 고객사가 기존 제품보다 탄소 배출을 50% 줄인 SAP를 요구하면 감축 시나리오를 10분 안으로 산출해준다. 지금까지 사내 시스템에 데이터를 일일이 입력해야 해 수개월 걸리던 작업이다.
LG화학은 2025년까지 모든 사업장에서 생산하는 제품에 CAMP 시스템을 적용할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수백 개 제품 포트폴리오의 전 생애주기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다”며 “2년 뒤엔 모든 제품의 탄소 배출 시나리오를 이르면 수분, 늦어도 수일 내 도출해낼 것”이라고 말했다.LG화학은 국내 석유화학업계에서 처음으로 개발한 ‘탄소 통합관리 시스템(넷제로 관리 시스템)’도 사업부별로 적용하기 시작했다. CAMP와 별도로 제품 생산에 소모된 에너지 사용량, 에너지원 종류(액화천연가스·스팀·전력 등) 등 탄소 관련 정보를 한 번에 관리하는 시스템이다. 사람이 건강 검진을 받듯, 기업이 탄소 검진을 통해 어떤 부분을 개선해야 할지 보여준다는 얘기다.
이를 통해 경영진이 경제성을 비교해 투자 우선순위를 정하는 등 탄소 감축 프로젝트를 고도화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LG화학 관계자는 “수백만 t에 이르는 대규모 감축 과제를 발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수천~수만 t에 달하는 숨어 있는 프로젝트를 찾아내야 탄소 중립을 실현할 수 있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LG화학은 CAMP와 넷제로 관리 시스템을 통해 글로벌 각국의 탄소 배출 규제에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유럽 등 고객사들이 제품의 탄소 배출량을 정확하게 알고 싶어 하는 추세가 뚜렷해지고 있다”며 “탄소 경쟁력을 지닌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이 살아남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