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은 무조건 돈 묶인다?…1년내 팔아 10% 수익 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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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은영 삼성증권 마스터PB최근 국내 고액자산가 사이에서 채권투자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미국의 금리 인상이 막바지에 다다르고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채권이 유망 투자처로 떠오른 것이다. 하지만 목돈을 장기간 묶어둬야 한다는 부담 때문에 채권투자에 부담을 느끼는 투자자도 여전히 많다.우은영 삼성증권 마스터PB(프라이빗뱅커·사진)는 지난 16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채권투자에 대한 국내투자자들의 오해가 많다”며 “채권도 만기까지 기다리지 않고 주식처럼 매도해 차익을 낼 수 있다”고 말했다. 경기 사이클을 잘 활용하면 채권투자로 안정성과 수익성을 다 잡을 수 있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경기 사이클 활용하면
채권도 주식처럼
차익목적 투자 가능
만기 10년~30년 장기채
3개월새 두자릿수 수익
우 PB는 삼성증권 PB 500여 명 중 상위 2~3%인 10여 명 안에 드는 ‘마스터PB’다. 고액 자산가 사이에선 ‘채권 여왕’으로 불린다. 그는 주식처럼 자본 차익 목적으로 거래하는 채권 투자 전략에 능하다. 우 PB는 “20여 년간 채권 투자를 해왔지만 만기까지 보유해 본 적이 없다”며 “통상 만기가 10~30년인 장기 채권을 사들인 뒤 6개월~1년 만에 팔아 10% 안팎 수익률을 낸다”고 말했다.
우 PB는 “경험이 없는 고액 자산가들은 채권 매수를 꺼릴 때가 많다”며 “상속·증여 등 위급 상황에 대비해 현금화 가능성을 중시하는 경향이 많은데, 채권은 일단 사두면 만기까지 수십~수백억원이 묶인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채권은 거래하기 어렵다고 생각하지만 장외에서도 얼마든지 투자자가 원하는 가격에 대량 매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우 PB가 회사채보다 국채를 선호하는 것도 매도가 상대적으로 쉽기 때문이다. 그는 “보험이나 연기금은 채권을 담보로 운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수요가 많다”며 “채권 수십억원어치라면 통상 매도 의사를 밝힌 당일 물량을 해소할 수 있다”고 했다.
채권 장외 매도는 채권을 매도하려는 투자자와 매수 기관을 연결하는 식으로 이뤄진다. 우 PB는 “이 과정에서 채권을 매수하려는 기관과의 관계와 신용이 매우 중요하다”며 “삼성증권은 신용이 탄탄하다 보니 매수자를 찾아 연결하기가 수월하다”고 했다. 그는 지난 2월 한 고액 자산가의 의뢰로 채권 300억원어치를 이틀 내에 매도하기도 했다. 이 자산가는 작년 10월부터 17년 만기 국고채를 매수해 약 100일 만에 세후 기준 수익률 10.81%를 냈다.
우 PB는 “채권은 이자 수익에 대해선 세금이 발생하지만, 자본 차익에는 비과세한다는 것도 큰 장점”이라며 “고액 자산가들은 최고 세율인 49.5%(지방세 포함)를 적용받는 경우가 많아 채권 투자로 수익을 내는 쪽이 유리하다”고 했다.현재 시장 상황도 채권 투자에 진입할 만한 시기라는 게 우 PB의 판단이다. 그는 “채권은 빨리 사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금리가 높을 때 할인받아 사는 게 유리한 투자상품”이라며 “국채의 경우엔 원금과 이자가 보장돼 안정성이 높은 만큼 경기 순환세를 보면서 시간을 투자하면 된다”고 했다. 그는 “일반 투자자에겐 채권형 상장지수펀드(ETF)를 추천한다”며 “다만 ETF엔 채권 투자와 달리 세금이 적용되는 만큼 연금계좌를 통해 투자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