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퀸카" 그녀들 일냈다…큐브엔터 "주가 5만원 넘길 것" [윤현주의 主食이 주식]

‘엔터 빅5’ 큐브엔터를 가다

안우형 대표이사 인터뷰
“(여자)아이들 월드투어 기대
연말 남자 아이돌 출격할 것
中 지사 설립 등 해외영업 강화
본업 경쟁력 높여 주가 5만원 자신”일각 “中과 관계 호전 땐 수혜
시가총액 최대 8000억 가능”
백문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 백 번 듣는 것보다 한 번 보는 게 낫다는 말이다. 가짜뉴스 홍수 속 정보의 불균형을 조금이라도 해소하기 위해 주식 투자 경력 16년10개월 ‘전투개미’가 직접 상장사를 찾아간다. 회사의 사업 현황을 살피고 경영진을 만나 개인투자자들의 궁금증을 해결한다. 전투개미는 평소 그가 ‘주식은 전쟁터’라는 사고에 입각해 매번 승리하기 위해 주식 투자에 임하는 상황을 빗대 사용하는 단어다. 주식 투자에 있어서 그 누구보다 손실의 아픔이 크다는 걸 잘 알기에 오늘도 개인투자자들 입장에서 기사를 쓴다. <편집자주>
(여자)아이들이 지난달 15일 서울 역삼동 조선 팰리스 서울 강남에서 열린 여섯 번째 미니앨범 'I feel(아이 필)'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 변성현 한경닷컴 기자
“난 퀸카니까, 조회 수 1억3000만 뷰.”

(여자)아이들(민니, 미연, 소연, 우기, 슈화)의 인기가 고공행진이다. 지난달 15일 발표한 미니 6집 ‘I feel’(아이 필)의 타이틀곡 ‘퀸카’(Queencard)가 한 달여 만에 유튜브 조회 수 1억3000만 뷰를 달성했다(24일 기준). 하이브, JYP엔터테인먼트, 에스엠, 와이지엔터테인먼트(시가총액 순). ‘엔터 빅4’ 소속 가수가 아닌 회사에서 이룬 결과라 더 눈에 띈다. ‘엔터 빅5’로 안착한 큐브엔터를 방문했다.
큐브엔터 1층에는 카페가 있는데, 이곳에는 주력 가수인 (여자)아이들의 포스터들이 곳곳에 붙어 있었다. 윤현주 기자
서울특별시 성동구 아차산로 83에 위치한 큐브엔터. 성수역 1번 출구에서 도보로 5분 거리에 있다. 이 건물은 지하 3층부터 지상 10층까지 있다. 1층에는 프랜차이즈 카페가 있는데, 강혜림 사원은 “카페와 협업을 통해 큐브엔터 소속 가수들의 포스터와 홍보 영상을 볼 수 있게 꾸며 해외 관광객들이 자주 들른다”고 말했다. 실제 일본인 관광객 2명이 (여자)아이들의 포스터 앞에서 사진을 찍고 있었다. 2층에는 신인 개발팀이 연습생 관리를 하고, 3~4층에는 댄스 트레이닝 연습실이 있다. 이곳에서 10대 남자 연습생들을 만났는데, 땀을 흘리며 음악에 맞춰 안무 합을 맞추고 있었다. 키도 크고, 얼굴이 작았는데 앳된 미소가 인상적이었다. 5층과 6층에는 영상팀과 아티스트 작업실이 있는데 조명이 밝지 않았다. 임지훈 과장은 “엔터업계의 특성상 밤샘 작업이 많아 일반 회사랑 다르게 사무실 조명이 어두운 편이다”고 말했다. 8~10층에는 마케팅 본부와 글로벌 사업본부 등이 있다.
안우형 큐브엔터 대표가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 전 소속 연예인들을 소개하고 있다. 윤현주 기자

2년간 ‘실적 질주’ … 안우형 대표 “남자 아이돌 연말 데뷔”


7층에서 안우형 대표를 만났다. 안 대표는 2020년 3월 26일 취임해 회사의 폭발적인 성장을 견인했다. 큐브엔터는 2020년 매출액 375억원과 영업이익 11억원을 기록했는데, 지난해 매출액 1206억원과 영업이익 69억원을 거뒀다. 2년 만에 각각 221.60%, 527.27% 고성장한 수치다. 키움증권은 올해 매출액 1656억원, 영업이익 158억원을 예상하고 있다. 이 같은 ‘실적 질주’ 배경엔 뮤직비디오 한 편당 5억원의 투자를 하는 등 아티스트들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큐브엔터 7층 대회의실에는 소속 가수들의 트로피가 진열되어 있다. 윤현주 기자
안 대표는 “하반기 제2 도약을 하겠다”고 말을 꺼냈다. 주력 가수인 (여자)아이들에 거는 기대가 크다. (여자)아이들의 두 번째 월드투어는 지난 17일부터 시작됐다. 홍콩·샌프란시스코·LA·뉴욕·런던·암스테르담·파리·도쿄 등 16개 지역에서 총 20회 콘서트가 열린다.

그는 “(여자)아이들의 경우, 100% 라이브를 지향하는데 공연 중 신청곡을 받아 팬 서비스를 하거나 화려한 퍼포먼스를 하기 때문에 해외에서도 인기가 상당하다”고 강조했다. 실제 (여자)아이들 멤버 중 우기는 K팝 걸그룹 중 중국 SNS 웨이보 구독자 800만 명(24일 기준)으로 2위다. 와이지엔터테인먼트 소속 블랙핑크 리사가 900만 명을 확보해 선두다.
큐브엔터 건물 3층 댄스 트레이닝 연습실에서 10대 연습생들이 춤을 추고 있다. 윤현주 기자
안 대표는 “K팝 성장에 큰 기여를 하고 싶다”면서 “4~5년의 트레이닝을 거친 남자 신인 아이돌을 연말께 선보일 예정이다”고 말했다. 그는 “작사·작곡 능력이 뛰어난 멤버들도 있다”며 “비스트·비투비·펜타곤 등 선배 아이돌처럼 아티스트 역량도 상당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내년엔 여자 신인 아이돌도 데뷔할 예정이라 가수 라인업이 더 다양해질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퍼포먼스 팀을 강화했고 프로듀서 등 인재 영입에 속도를 가하고 있다.
서울 성동구 아차산로 83에 위치한 큐브엔터 건물 각 층에는 큐브 로고가 눈에 띈다. 윤현주 기자

현금성 자산 350억…“하반기 中 지사 설립 등 공격 영업”

주주들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을까. 안 대표는 “5월 말 기준 현금성 자산이 350억원 정도다”며 “시너지가 나는 사업에 아낌없는 투자를 하겠다”고 답했다. 큐브엔터는 현재 기업 가치를 높이기 위해 해외 영업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하반기 중국 지사를 설립하고, 해외 파트너사와 협업을 통해 소속 가수들의 활발한 해외 진출을 이끌 계획이다. 그는 “본업 경쟁력을 높여 주가 5만원을 넘기겠다”고 자신했다.

큐브엔터의 지난 23일 종가는 2만4850원. 연초 대비(1월 2일 1만5700원) 58.28% 올랐고, 52주 신고가인 2만9800원을 목전에 두고 있다. 외국인과 기관이 최근 1주일간 각각 15만49050주, 14만1469주 순매수하면서 주가를 견인했다.

큐브엔터는 연기와 예능 분야도 강화하고 있다. 박미선·이은지·이상준·나인우·유선호 등이 방송 및 유튜브에서 활약 중이다.
큐브엔터 사옥 1층 카페에는 소녀팬들을 위한 즉석사진관도 있다. 윤현주 기자
주주 구성을 살펴보면 총 주식 1380만4687주 중 브이티지엠피 외 3인이 지분 50.64%(699만28주)로 최대주주다. 브이티지엠피는 라미네이팅 시스템 제조회사이자 ‘VT 시카라인’으로 유명한 화장품 회사다.
큐브엔터 주가 월봉 그래프.
증권업계에서는 큐브엔터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 이남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컴백한 (여자)아이들이 초동(발매일로부터 7일간) 앨범 판매량 116만 장으로 밀리언셀러에 등극했다”며 “컴백-월드투어-컴백의 선순환을 예상하는 (여자)아이들의 성공과 신인 그리고 일본 코스메틱의 실적 개선에 주목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2분기 매출액 470억원(전년 대비 67% 증가), 영업이익 46억원(158% 증가)을 전망한다”며 “(여자)아이들과 비투비의 컴백 앨범으로 130만 장 이상의 역대 최대 분기 앨범 판매량을 예상한다”고 했다. 엔터 부문에서 327억원의 매출을 거둘 것으로 봤다. 앨범 외 음원·광고·콘텐츠 등 모두 전년보다 양과 질적인 성장을 할 것으로 판단했다.
(여자)아이들 미니 6집 '아이 필'의 두 번째 콘셉트 이미지 '버터플라이' 사진. 큐브엔터 제공
독립리서치센터 리퍼블릭K는 24일 기자와 통화에서 “올해 엔터 매출만 1000억원이 예상되고, 화장품은 보수적으로 600억원을 전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과의 상황이 호전되어 중국 시장 진출이 활발해지면 동종업계 멀티플(수익성 대비 기업가치) 40~50배 적용 시, 큐브엔터는 시가총액 6400억~8000억원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다만 “한한령(한류 금지령) 지속 땐 멀티플 30배를 적용한 시가총액 4800억원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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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현주 기자 hyunj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