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스파고 이어 US오픈도 품었다…벼락스타 된 클라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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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 첫 메이저대회 우승윈덤 클라크(30·미국·사진)는 제123회 US오픈 골프대회 우승을 확정하는 ‘챔피언 퍼트’를 넣은 뒤 한참이나 하늘을 응시했다. 그가 대학 2학년 때 유방암으로 떠나보낸 어머니에게 하는 인사였다. 클라크는 어머니의 죽음으로 인한 충격에 골프 클럽을 내려놨다가 평소 어머니가 했던 말을 떠올리며 다시 클럽을 고쳐 잡은 선수다. 클라크는 “어머니는 내가 무엇을 하든 항상 자랑스러워했다”며 “어머니가 함께 계셔서 이 순간을 같이 즐겼으면 좋았겠지만 (하늘에 계신) 어머니는 날 정말 자랑스러워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주형 공동 8위 '톱10 진입'
클라크는 약 한 달 전까지만 해도 우승 하나 없이 무명에 가까운 골퍼였는데 1개월여 만에 메이저 경기 하나를 포함해 우승을 두 번이나 하면서 ‘벼락스타’가 됐다. 클라크는 19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CC(파70)에서 열린 US오픈(총상금 2000만달러)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4개를 맞바꿔 이븐파 70타를 쳤고, 최종합계 10언더파 270타를 적어내 2위 로리 매킬로이(34·북아일랜드)를 한 타 차로 따돌리며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상금은 360만달러(약 46억원)다.지난 4월까지 클라크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했다. 그러다 지난달 PGA투어 ‘특급 대회’인 웰스파고 챔피언십에서 134개 대회 출전 만에 감격의 첫 번째 우승을 달성했다. 두 번째로 우승컵을 들어 올리기까지는 세 개 대회가 필요했을 뿐이다. 클라크는 “부모님이 로스앤젤레스(LA)에 사셨고 결혼식도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리비에라CC에서 올리셨다”며 “(개인적으로 특별한 곳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려 기쁘다”고 말했다.
이날 리키 파울러(35·미국)와 공동 선두로 나선 클라크는 경기 중반까지만 해도 무난히 우승하는 듯 보였다. 파울러가 일찌감치 타수를 잃고 경쟁에서 이탈했고, 매킬로이도 1번홀(파5) 버디 후 12개 홀에서 파를 적어내다가 14번홀(파5)에선 보기까지 범했기 때문이다. 클라크는 14번홀에서 버디를 추가해 한때 3타 차로 앞서가기도 했다.
클라크는 15번홀(파3)과 16번홀(파4)에서 연속 보기를 범해 매킬로이에게 막판 추격을 허용했다. 17번홀(파4)에선 두 번째 샷을 그린에 올리지 못해 위기를 맞았으나 다음 샷을 홀 옆에 붙여 간신히 파로 마쳤다. 이후 매킬로이가 한 타 차 2위로 경기를 먼저 마친 상황에서 클라크는 마지막 18번홀(파4)을 파로 마무리하며 우승을 확정했다.3라운드까지 선두를 지켜 메이저 첫 우승을 바라보던 파울러는 이날만 5타를 잃고 무너져 공동 5위에 그쳤다. 한국 선수 중에선 김주형(21)이 공동 8위로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