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 닷컴버블" vs "닷컴버블과 달라"...월가도 "헷갈리네"

현재 인공지능(AI) 열풍이 버블(거품)인지에 대한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월가에서는 1990년대 닷컴 버블과 유사하다는 의견과 당시와 다르다는 주장이 각각 제기됐다.

18일(현지시간)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마이클 하트넷 글로벌 리서치 전략가와 월가의 전설적인 투자자 아트 캐신 UBS 이사는 현재 AI 열풍을 ‘미니 닷컴 버블’에 비유했다. 하트넷 전략가는 “현재 AI는 ‘베이비 버블’”이라고 진단했다.그는 “과거 버블은 항상 쉬운 돈으로 시작해 금리 인상으로 끝났다”며 “1999년 인터넷 주식의 랠리와 강력한 경제 데이터로 인해 연준이 긴축 정책을 재개하고 9개월 후 기술주의 거품이 터졌다”고 지적했다. AI발 증시 상승과 현재 상대적으로 견고한 경제 지표가 당시의 상황을 재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캐신 이사 또한 CNBC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AI가 닷컴의 새로운 미니 버전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당신이 듣는 모든 것에서 AI 변화를 보게 될 것”이라며 “신약부터 예측 가능한 모든 유형까지 AI 변곡점을 갖게 될 것”이라고 보았다. 현재 AI 사업 소식이나 AI 단어를 붙이면 주가가 급등하기 때문에 모든 것이 AI 열풍에 탑승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미국의 저명한 경제학자이자 로젠버그 리서치의 창업자 데이비드 로젠버그 또한 “이러한 유형의 기업 행동은 닷컴 버블에서 일어난 일과 크게 다르지 않다”며 “기업들은 인터넷을 사업에 어떻게 통합할 계획인지에 대한 투자자들의 뉴스 욕구를 충족시키거나 이름에 닷컴을 추가하기만 하면 주가가 급등했다”고 말했다.반면 현재 AI 열풍이 닷컴 버블과 다르다고 주장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웨드부시의 댄 아이브스 애널리스트는 “밸류에이션을 감안할 때 기술주가 닷컴과 같은 버블이나 붕괴 직전에 있다는 데 강력하게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이 부문은 인터넷이 출현한 이후 붐과 유사한 ‘1995년 모먼트’가 될 것”이라고 보았다.

1995년 인터넷이 처음 등장했을 때와 같은 열풍이 예고된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 9개월 동안 기술 부문 전반에 걸친 막대한 비용 절감, 안정적인 기업 지출, 회복력이 강한 소비자로 인해 우리는 1995년 모먼트를 위한 무대가 준비되었다고 생각한다”며 “AI는 인터넷이 구체화되기 시작한 이래 가장 혁신적인 기술”이라고 보았다.

제레미 시겔 와튼 스쿨 교수 또한 AI 열풍을 버블이라고 보지 않았다. 시겔은 “닷컴 시대에는 수익이 없는 기업들의 엄청난 밸류에이션이 있었다”고 지적했다.트레이디어의 CEO 댄 라주도 “AI의 채택을 닷컴 버블과 유사하게 보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며 당시와 다른 밸류에이션을 지적했다. 그는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보낸 이메일에서 “1999년 기업 밸류에이션과 미친 수준의 주가수익비율(P/E) 비율은 구체화되지 않은 회사와 입증되지 않은 이론에 기반을 두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와 대조적으로, 2023년에는 기업들이 당장 현재에서 AI 혜택의 실현을 보고 있다”며 “채택 곡선은 아직 시작 단계이지만 기업의 P/E 비율은 여전히 이성의 영역에 있다”고 말했다.


김나영기자 nana@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