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로, 숲으로 출퇴근…지자체 워케이션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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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소멸 막고 경제·관광 활성화"휴양지에서 근무하는 ‘워케이션’(휴가지 원격근무)이 새로운 기업 문화로 떠오르면서 전국 지방자치단체가 앞다퉈 체류형 직원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많은 예산을 들이지 않고서도 관광객 유치와 지역 소비 활성화, 생활 인구 증가로 인한 인구 소멸을 막는 일석삼조의 효과를 올릴 수 있어서다.
여행 연계한 체류형 상품 '봇물'
부산은 5곳에 워케이션 거점센터
제주·서귀포 특화 오피스텔 인기
워케이션은 일(work)과 휴가(vacation)의 합성어다. 최근 네이버, 현대백화점, 야놀자 등 국내 대기업과 스타트업 중 상당수가 워케이션 프로그램을 도입·운영하고 있다. 지자체들은 생활 인구를 늘리기 위해 숙박시설 제공, 정주여건 개선, 사무공간 조성, 관광시설 할인 등 차별화한 체류형 상품을 내세우며 워케이션 유치에 나서고 있다.전국 대도시 중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부산시가 적극적이다. 19일 시에 따르면 올초 동구 아스티호텔에 문을 연 ‘부산 워케이션 거점센터’의 회원 가입자 수는 800여 명, 워케이션 신청 건수는 590건에 이른다. 삼성그룹과 구글코리아, 야놀자 등 대기업부터 플랫폼 기업까지 다양한 산업군의 직원들이 부산을 찾는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시는 지난해 인구 감소(동구, 서구, 영도구) 및 인구 관심(중구, 금정구) 지역에 거점센터와 위성센터를 각각 구축했다. 영도구 위성센터는 업무 집중에 특화한 몰입형, 스타트업이 많이 모이는 금정구는 협력형 사무실을 조성하는 등 산업군 특성에 맞는 공간을 제공한다.
제주도는 자연환경과 관광 인프라를 무기로 워케이션 성지로서의 입지를 굳히고 있다. 도는 제주와 서귀포에 워케이션 오피스를 조성 중이다. 서귀포 오피스는 지하 1층~지상 3층(연면적 6090㎡) 규모로 원격근무가 가능한 근무 환경을 제공하는 시설을 구축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인천시는 ‘올드앤뉴 워케이션’을 테마로 인천 송도와 개항장 일대를 중심으로 체류형 관광상품을 운영한다. 무의도 워케이션 센터에서 근무하며 인근 호텔에서 숙박하는 체류형 프로그램도 내놨다. 무의도는 영종도에서 차량으로 이동할 수 있는 섬으로 영화 ‘실미도’ 촬영지로 유명하다. 강화도는 업무가 끝나면 산책, 힐링요가, 낙조투어 체험을 즐길 수 있는 상품을 준비 중이다. 경상북도는 강, 산, 바다를 활용한 공유오피스와 숙박시설을 운영하고 강원 춘천시는 호수, 글램핑, 숲속, 도심을 콘셉트로 워케이션 시범사업을 추진한다.
지자체들은 워케이션 활성화를 위해 숙박과 여행을 연계한 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부산은 워케이션 참가자에게 숙박업소 이용 시 하루 5만원을 지원한다. 요트나 보트 등 레저시설과 야간 관광을 즐길 수 있는 3만원 상당의 바우처도 지급한다. 제주는 기업이 지역 건물을 매입하거나 임차해 주민 5명 이상을 채용하면 3년간 건물 임차료 5억원과 시설·장비 구입비 3억원을 지원한다.
천안=강태우/부산=민건태/제주=임동률 기자 kt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