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AI 시대 맞는 학생들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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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원 이스트소프트 대표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최고경영자(CEO)인 샘 올트먼이 얼마 전 한국을 방문해 간담회를 열었다. 우리 삶에 큰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는 리더이기에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를 경청했다. 거장과의 대담인 만큼 인공지능(AI)과 일자리 특히 기본소득(UBI), 일반 인공지능(AGI)에 대한 집중, AI 규제 등 모두가 우리의 삶과 산업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사안이지만 특히 내 관심을 끌었던 것은 마지막 질문이었다. “AI 시대 생존을 위해 학생들은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가”라는 화두였다.
연초에 챗GPT가 나오자마자 교육계에서는 학생들의 챗GPT 남용 논의로 시끌시끌했다. 하지만 몇 달 지나지 않은 지금, 이런 발전을 대세로 받아들이고 어떻게 시대 흐름에 발맞춰 나가야 할지 긍정적 논의도 활발하다. 나 또한 챗GPT의 활용을 적극 수용하자는 견해를 갖고 있다. 그렇다면 샘 올트먼은 AI 시대를 맞는 학생들에게 어떤 답을 내놨을까.그는 다가올 시대를 ‘인류 최대의 황금기’로 칭하고 새로운 ‘기술’을 연마할 것을 주문했다. 어떻게 일들이 전개되는지에 대한 ‘직관’을 개발해야 하고, 도구에 빠르게 적응하는 능력이 필요하며, 이를 통해 자신을 ‘진화’시키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는 것. 또 자신이 의도하는 것을(프로그래밍을 모르더라도) 컴퓨터가 해내도록 만드는 능력을 강조했고, ‘로 레벨에서 벌어지는 일들의 디테일을 이해하는 것’의 중요성으로 대답을 마무리했다.
우리 회사는 개발자를 뽑을 때 온라인 코딩 테스트를 한다. 온라인으로 보는 시험이기에 본인의 실력이 아니라 친구의 도움을 받거나 챗GPT를 통해 답변 코드를 제출할 가능성은 얼마든지 존재한다. 그럼에도 이런 테스트가 효력을 지니는 이유는 온라인으로 합격한 지원자를 회사로 불러 제출한 코드의 내용을 질문하고 그 코드에서 파생되는 질문을 하는 과정을 통해 지원자의 실력이 진짜인지, 제출한 답변만 우수한 것인지를 대부분 가려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 단순한 질의응답으로 실력을 평가하는 것은 무의미한 시대가 되고 있다. 문제에 대한 답은 도구를 활용해서 얻어낼 수 있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샘 올트먼의 조언처럼 일단 답을 얻어내는 능력(챗GPT의 경우라면 내가 원하는 최적의 결과물을 얻어낼 수 있도록 잘 질문하고 명령하는 기술인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을 키워야 한다. 그리고 그 답을 설명해낼 수 있어야(로 레벨에서 벌어지는 디테일) 그것이 진짜 내 실력이 된다. 게다가 챗GPT는 종종 엉뚱한 답을 주기 때문에 그 답이 정확한지 검증하는 까다로운 과정도 감수해야 한다. 열심히 이 ‘도구’에 적응하는 것이 AI 시대의 가장 빠른 ‘진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