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물가관리 지속 가능하지 않다"

한은 물가안정목표 설명회

전기요금 억누른 정책
정부 재정에 부담될 수도

한·일 통화스와프 논의
경제효과보단 상징적 의미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9일 서울 남대문로 한은 본관에서 열린 ‘2023년 상반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설명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정부의 인위적인 물가 관리에 대해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쓴소리를 했다. 그런 정책이 정부 재정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도 했다.

이 총재는 19일 한은에서 열린 상반기 물가안정목표 설명회에서 “세계 각국이 작년 물가 급등기에 생필품과 저소득층 관련 물가를 관리했다”며 “우리도 전기요금 같은 게 그랬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를 통한 혜택이 있겠지만 (이런 물가 관리가) 지속 가능하지 않다”며 “정부 재정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정상화돼야 한다”고 지적했다.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전날 식품업계에 ‘라면값 인하’를 요구한 데 대해선 “정치적 말씀으로 해석한다”고 말했다. 원자재값이 떨어진 만큼 기업들도 고통을 분담해달라는 취지로 이해했다는 것이다.

이 총재의 이 같은 발언은 ‘정부가 물가를 억누르고 있는 것 아니냐’는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면서 나왔다. 한은은 지난달 근원물가(에너지·식료품 제외 물가) 상승률이 전년 동월 대비 3.9%를 기록했지만 정부가 관리하는 품목을 제외하면 4.4%라고 밝혔다.

이 총재는 이달 말 한·일 재무장관회의에서 한·일 통화스와프를 논의하는 것과 관련해선 “환율 안정성 등 경제적인 요인보다는 한국과 일본의 국제관계 정상화 차원에서 중요성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실제 경제적 효과보다는 상징적 의미가 크다는 것이다.가계부채에 대해선 “부동산 대출이 최근 늘어난 걸 굉장히 유의하고 있다”고 했다. 미국 기준금리와 관련해선 “한 번 올릴 것이라는 점은 예상하고 있는데 두 번이 될지, 어떤 영향을 줄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