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獨 공장 42조 투자…"아시아에 잃은 반도체 찾겠다"


인텔이 독일 마그데부르크의 반도체공장 확장에 300억유로(약 42조1000억원) 이상을 투자하기로 했다. 인텔은 지난주 이스라엘에는 250억달러(약 32조원) 규모의 대규모 신규 생산설비를 구축하고 폴란드에도 46억달러(5조9000억원)를 투입해 공장과 연구소를 설립하는 등의 대규모 생산기지 확장 계획을 잇따라 발표했다.

20일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19일(현지시간) 인텔이 독일 정부의 재정지원하에 독일 마그데부르크 반도체공장 확장에 300억 유로를 투자하는 협약에 서명했다. 마그데부르크는 옛 동독 지역인 작센안할트주의 주도다. 인텔이 투자액을 당초 계획 대비 2배 가까이 늘리면서, 독일 정부도 보조금 지급 액수를 늘리기로 합의했다. 독일 작센안할트 지방정부는 기존에는 인텔의 170억 유로(23조9000억원)를 투자에 맞춰 68억 유로(9조5000억원)의 보조금을 약속했다. 이후 인텔이 투자 액수를 늘리면서 독일 정부도 보조금을 30억 유로(4조2000억원) 늘려 100억 유로(약 14조원) 가까이 지급하기로 했다.

숄츠 총리는 "오늘 합의는 독일이 첨단기술 생산기지로서 자리매김하는 데 중요한 발걸음"이라며 "이번 투자로 기술적으로 세계 최고를 따라잡고, 자체 반도체 개발·생산 생태계를 넓힐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겔싱어 CEO는 "독일과 유럽연합(EU)에 생동적이고 지속가능한, 선도적인 반도체산업을 위한 미래상을 달성하게 해준 독일 정부와 작센안할트주 정부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인텔의 대규모 유럽 투자는 EU의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한 지원을 발빠르게 선점한 것으로 평가된다. EU 집행위원회는 2030년까지 전 세계 반도체 생산에서 EU의 비중을 기존 9%에서 20%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EU '반도체법'(Chips Act)을 발의한 데 이어 이달 초 유럽 내 반도체 공급망 강화 방안의 일환으로 반도체 연구프로젝트에 공공자금 80억유로(11조2000억원) 지원을 승인했다. 민간자금 137억 유로를 더해 총지원 규모는 약 220억유로(30조7000억원)가 된다. 겔싱어 CEO는 로이터통신에 "우리는 이 산업을 아시아에 잃었다"면서 "이를 되찾으려면 우리는 경쟁력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인텔은 중동의 생산 거점인 이스라엘에도 대대적인 투자를 한다. 인텔은 이스라엘에서 1974년부터 49년 동안 사업을 진행해 왔다. 인텔은 이스라엘 남부 키르얏 갓의 반도체 공장 설립에 250억달러(32조975억원)를 투자한다. 이는 2021년 인텔이 공개했던 100억달러 투자 계획이 포함된 금액이며, 이스라엘 역사상 최대 규모의 외국인 투자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