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인의 땅'에 K편의점 생긴다…CU, 카자흐스탄 진출

이건준 BGF리테일 대표(왼쪽)와 신 안드레이 신라인 대표가 CU 카자흐스탄 진출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 체결식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BGF리테일 대표
편의점 CU가 카자흐스탄에 진출한다. 한국 편의점이 중앙아시아에 진출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BGF리테일은 20일 카자흐스탄 현지기업 ‘신라인’의 편의점 전문 신설 법인인 ‘CU 센트럴 아시아’와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신라인은 카자흐스탄의 아이스크림 시장의 40%를 차지하고 있는 중앙아시아 최대 아이스크림 업체다. 현재 카자흐스탄 및 중앙아시아 전역에 유통망을 보유하고 있는 신라인은 라면, 냉동식품, 유제품 등으로 사업군을 확장하고 있는 가운데 CU와 손을 잡았다.한국 편의점이 중앙아시아에 진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CU는 이번 계약을 통해 신라인에게 브랜드 사용 권한 및 매장 개설, 사업 운영권을 주고 그에 대한 로열티를 받게 된다. 고려인 3세인 신 안드레이 신라인 대표는 한국 문화에 대한 이해도가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져있다. 이번 계약 체결 전 CU의 운영 시스템을 직접 경영하기 위해 수차례 한국을 찾았다. 양사는 지난해 11월 첫 업무협약(MOU)을 맺은 뒤 구체적인 사업 계획 수립에 나섰고 올 상반기 현지 사업 타당성 검토를 마쳤다.

CU는 카자흐스탄에서 편의점의 사업성이 높을 것이라 판단하고 있다. 카자흐스탄은 1인당 구매력 평가지수 기반 1인당 PPP가 지난해 3만달러를 돌파할 정도로 구매력이 높은 국가로 평가받는다. 전체 인구 중 30세 미만의 청년층이 차지하는 비중도 53%에 달한다. 젊은층을 중심으로 한 한국 문화의 인기 역시 매력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코로나19 이후 카자흐스탄 내에서 근거리 쇼핑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는 점도 주목할 만한 요소다. 카자흐스탄이 대형마트에 비해 소형 유통 점포 환경이 여전히 낙후되어있는 만큼 현대화된 편의점 채널의 수요가 충분하다는 평가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현지 유통 업체들은 기존의 창고형 매장이나 슈퍼마켓(SSM) 등 대형 평수 위주의 출점 전략에서 벗어나 지난 2020년 이후 300㎡ 이하의 중소형 점포들에 집중하고 있다.
현재 몽골에서 운영중인 CU 편의점 모습./ BGF리테일 제공
CU는 내년 상반기 중 카자흐스탄 1호점 개점을 시작으로 향후 5년 간 500개 점포 이상을 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카자흐스탄을 중심으로 인접 국가까지 추가 진출하는 방향도 고려하고 있다. CU는 현재 몽골에 320여개 점포, 말레이시아에 130여개의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이건준 BGF리테일 대표는 “몽골 편의점 시장에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는 등 CU가 글로벌 스탠다드로 성장해 가고 있다”며 “지난 30여 년간 국내외에서 쌓은 CU만의 성공 노하우로 글로벌 시장에서 K-편의점의 저력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