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닥 8주 연속 상승…기술주 상승 랠리 or 닷컴버블 데자뷔?


"AI가 사회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것이다."
"지금 상승세는 닷컴버블이 터지기전 1999년 상승장 같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9일(현지시간) 나스닥이 생성형 인공지능(AI) 열풍에 힘입어 8주 연속 상승을 이어간 가운데 기술주 랠리가 앞으로 더 지속될 것인지에 대해 월스트리트에서 찬반 양론이 대립하고 있다고 보도했다.나스닥지수는 지난주 3.3% 오르며 2019년 3월 기록한 10주 연속 상승 이후 가장 오랜 기간 상승 기록을 이어갔다. 특히 지난주에는 테슬라, 엔비디아, AMD, 애플, 메타 등 기술주에 매수세가 몰렸다.

기술주 상승에 대한 견해가 갈리는 지점은 AI의 미래에 대한 판단이다. 웨드부시증권의 댄 이브스 수석애널리스트는 "지금이 닷컴버블 직전 상승세를 이어간 1999년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현재 AI에 투자하는 소프트웨어 개발자와 반도체업체 등이 향후 몇 년 동안 사회를 변화시킬 잠재력이 있다고 말했다.

반면 회의론자들은 기존에 반복됐던 주기를 돌이켜보면 산업을 장기적으로 지배할 수 있는 회사를 선택하는 게 어렵다고 본다. 자산운용사 글렌미드에서 투자전략연구를 총괄하는 제이슨 프라이드 최고책임자는 "기술주는 사이클 초기 준비단계에서 장기 전망보다 항상 과대 평가돼어왔다"고 말했다.
주요 기술주의 연초 대비 주가 상승률. 자료 : 팩트셋
미국 중앙은행(Fed)가 지난주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하반기에 적어도 두 번 이상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고 밝힌 것에 대해서도 생각이 나뉜다. 통상 추가 금리 인상 신호는 기술주에 악재로 작용한다. 하지만 올 들어서는 Fed 변수를 기술주 랠리에 대한 위협으로 여기지 않고 있다. 투자자들이 Fed가 더이상 금리를 올리지 않을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허틀캘러그한의 브래드 콩거 부사장은 "시장은 기본적으로 Fed에 '우리는 당신을 믿지 않는다'고 말하고 있다"고 했다. 모건스탠리에서 모델포트폴리오 구축을 담다하고 있는 마이크 로웬가르트 책임자는 "금리가 하락하면 성장주에 대한 투자 여건이 완화되기 시작한다"고 말했다.

다만 충분히 식지 않은 인플레이션이 기술주 랠리를 가로막을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Fed가 원하는 수준으로 아직 물가상승률이 잡히지 않은 상황에서 Fed가 추가 금리인상에 나서면 기술주 랠리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 올 들어 주가가 급등한 테크기업이 주주의 기대를 충족시킬 것이냐도 중요한 변수다. 로웬가르트 책임자는 "AI 붐이 시장을 주도하는 실질적인 요인"이라면서도 "기술 혁신이 항상 실제 사업 모델 구축과 수익화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실리콘밸리=서기열 특파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