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 주가 하락 베팅했다가 150조 날렸다…공매도 세력 '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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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시 공매도 1조달러 돌파
2022년 4월 후 최고
6월 평가손실만 93조원
◆미국 증시 공매도 1조달러 돌파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S3 파트너스 집계 기준 미국 증권 시장의 공매도 총액은 1조달러(약 1291조원)를 돌파했다고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2022년 4월 이후 최고치다. 이는 뉴욕증시에서 거래 가능한 전체 주식의 약 5%에 해당한다. 공매도 총액은 연초의 8630억 달러에서 크게 늘었다.뉴욕 증시가 강세장에 진입하고 최근 몇 주 동안 상승했음에도 공매도 세력은 주가 하락에 베팅해왔다. 나스닥 지수는 지난주까지 8주 연속 올라 2019년 3월 이후 최장기간 상승세를 기록했다. S&P500 지수는 올해 들어 14%, 6월 들어서만 5% 상승하며 14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공매도는 주가가 하락할 것이 예상될 때 주식을 빌려 매도 주문하는 투자 전략이다. 매도한 주식의 가격이 하락하면 그 차액으로 이익을 얻는다. 공매도 투자자는 차입한 주식에 대한 이자(수수료)를 지급해야 하는데 공매도 기간이 길어질수록 이자가 늘어 손실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S3에 따르면 공매도 투자자들은 올해 들어 이달 중순까지 약 1200억달러(약 155조원)의 평가 손실을 기록했다. 6월 들어서만 720억달러(약 93조원)의 평가 손실을 입었다.헤지펀드를 비롯한 기관 투자자들이 대부분 약세 베팅을 한 것은 시장 랠리에 대한 불안감을 반영한다는 해석이다. 공매도 세력은 경기침체로 폭락 장이 올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빅테크 주가가 고평가됐다는 분석과 미 중앙은행(Fed)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 등도 공매도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꼽힌다.
S3의 예측분석 담당 책임자인 이호 듀사니스키는 "아직도 많은 투자자와 헤지펀드들이 이번 랠리가 곧 후퇴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면서 "적어도 고공 행진했던 일부 종목들이 힘을 잃고 평균 수준으로 되돌아갈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공매도 인기 종목은 테슬라·애플 등 빅테크
공매도 세력이 가장 많은 기업은 올해 시장에서 가장 인기 있는 주식들이다. 테슬라,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엔비디아, 아마존닷컴 등 빅테크가 상위권을 차지했다. 특히 테슬라는 6월 8일에 애플을 제치고 공매도 1위에 올라섰다.실제 5월 한 달간 S&P500은 0.2% 상승했는데 상위 10대 종목 주가가 8.9% 오른 반면 나머지 490개 종목은 4.2% 하락했다. 빅테크에 의존하고 있는 현재 랠리의 취약성을 보여준다.하지만 예상과 달리 테슬라의 주가는 올해만 두 배 이상 올랐고, 엔비디아의 주가는 거의 세 배나 올랐다. 나머지 세 종목도 최소 40% 이상 상승했다.
이 종목들은 공매도 투자자들에게 막대한 손실을 입혔다. 골드만삭스가 미국의 3000개 대기업 주가를 모아놓은 러셀3000 지수에서 가장 공매도가 많은 종목 50개를 추적한 결과 이들 종목은 올해 들어 20% 올라 S&P500 상승률을 뛰어넘었다.
◆S&P500 더 오른다 or 위험 끝나지 않았다
공매도 세력의 손실이 더 커질지를 놓고선 월가의 의견이 엇갈린다. 인공지능(AI) 열풍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있는 반면 미국의 경기 침체 우려가 여전하다는 목소리도 있다.웨드부시증권의 댄 이브스 수석애널리스트는 "지금이 닷컴버블 직전 상승세를 이어간 1999년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AI에 투자하는 소프트웨어 개발자와 반도체업체 등이 향후 몇 년 동안 사회를 변화시킬 잠재력이 있다"고 말했다.
카슨그룹의 라이언 데트릭 수석 시장 전략가는 "S&P500 지수가 올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것"이라며 "최근의 랠리는 미국의 강한 고용 지표와 시장폭이 넓어질 것이라는 인식에 시작됐다"고 분석했다.
반면 엘리자베스 버튼 골드만삭스 수석 투자전략가는 “위험이 끝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며 "S&P500 지수가 4000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S&P500은 이날 전 거래일 대비 0.47% 소폭 하락한 4388.71에 마감했다.자산운용사 글렌미드에서 투자전략연구를 총괄하는 제이슨 프라이드 최고책임자는 "기술주는 사이클 초기 준비단계에서 장기 전망보다 항상 과대 평가돼어왔다"고 말했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