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하던 대로 하면 된다"…수험생들 울린 EBS 일타 강사
입력
수정
EBS 윤혜정 "기본 탄탄한 공부 하면 된다"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킬러 문항 배제' 논란과 관련해 현직 고등학교 교사이자 EBS '일타 강사'인 윤혜정씨의 수험생 격려 글이 화제다. 윤씨는 정책이 어떻게 변화하더라도 본질은 바뀌지 않는다면서 기본에 충실한 공부를 강조했다. 최근 사교육계 일타 강사들이 '쉬운 수능'에 반발하는 취지의 글을 자신들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것과 대비를 이룬다는 평가가 나온다.
"흔들릴 필요 없는 공부법 가르쳤다"
당정 비판한 사교육 강사들과 대비
윤씨는 지난 19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EBS에서 강의를 시작한 2007년부터, 특히 EBS 연계가 시작된 2010년부터 항상 강조해온 건 수능 정책이 어떻게 달라지더라도 흔들리지 않는, 기본이 탄탄한 국어 공부를 그냥 하면 된다는 것"이라고 밝혔다.이어 "기본과 개념은 달라지지 않는다. 연계에 무작정 기대는 공부가 아니라 제대로 된 올바른 국어 공부를 하면서 연계는 덤으로 활용하면 되는 거다. 연계 정책을 올바르게, 그리고 똑똑하게 활용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제 150일 남았다. 150일이 널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 네가 너의 150일을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 보여줘 봐"라고 덧붙였다.
윤씨는 해시태그를 통해서는 "달라진다고 해도 본질은 변하지 않아. 항상 말했잖아. 달라지지 않는 걸 공부하라고", "흔들릴 시간도 없다. 더 꼼꼼히 공부하자", "지금 정신없는 분들은 수능 정책과 관련된 누군가. 이걸 어떻게 써먹어야 할지 고민해야 하는 누군가다. 우리는 아니다", "흔들릴 필요 없는 공부법을 가르쳤다. 넌 그냥 하던 대로 하면 돼"라는 격려 문구를 달았다.
이에 수험생들은 댓글을 통해 "선생님, 이거 보고 울었어요. 불안하고 도망치고 싶은 수험 생활 속 한 줌의 위로가 되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선생님께 잘 배웠으니까 멘탈(마음) 잘 잡고 끝까지 가볼게요", "명언이다" 등 반응을 보였다.윤씨는 2007년부터 17년째 EBS에서 국어를 가르치고 있다. 유명 인터넷 강의 업체로의 이직설이 돌기도 했으나 "학교를 그만두고 갈 생각은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수능에서 교과과정에서 다루지 않는 분야의 문제, 이른바 초고난도 '킬러 문항'을 출제해선 안 된다고 지시했다. 이에 메가스터디 소속 수학 강사인 현우진 씨 등 사교육계 일타 강사들이 일제히 비판에 나섰다.
현씨는 17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지금 수능은 국수영탐 어떤 과목도 하나 만만치 않고, 쉬우면 쉬운 대로 어려우면 어려운 대로 혼란인데 정확한 가이드를 주시길(바란다)"며 "애들만 불쌍하다"고 주장했다.역사 강사인 이다지씨도 같은 날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학교마다 선생님마다 가르치는 게 천차만별이고 심지어 개설되지 않는 과목도 있는데 '학교에서 다루는 내용만으로 수능을 칠 수 있게 하라'는 메시지라…"라며 "9월 모의평가가 어떨지 수능이 어떨지 더욱더 미지수"라고 지적했다.
정치권 안팎과 온라인에서는 "밥줄 끊길까 봐 그러는 것이냐" 등 비난이 폭주했다. 전여옥 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의원은 전날 자신의 블로그에서 현씨를 향해 "그렇게 애들이 불쌍하면 '킬링 문항' 개인과외도 24시간, 문제집도 무료 배포하라"며 "딱 '난민 받아야 한다'던 난민 홍보 대사 정우성하고 똑같다. 진짜 애들이 불쌍하면 킬링 그만하자"고 비판했다.
논란이 거세지자 이다지씨는 관련 게시물을 삭제한 후, 유튜브 채널과 SNS에 달리는 비판 댓글을 삭제하고 있다.사교육계 일타 강사들의 초호화 생활도 도마 위에 올랐다. 현씨의 수입은 200억원 이상인 것으로 추정된다. 현씨는 지난 2017년 "소득세가 130억원"이었다고 밝힌 바 있다. 수업 시간에 출시가가 1억원을 넘는 명품 시계를 착용하기도 했다. 또 2017년 당시에 국내 최고가 아파트였던 서울 강남구 청담동 'PH129'의 분양권을 250억원에 대출 없이 매입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현씨는 2018년에도 약 320억원에 달하는 강남구 논현동 빌딩을 대출 없이 매입했다.
이씨는 SNS에 롯데월드타워 최고급 주거 시설인 '시그니엘 레지던스'에서 찍은 사진을 공개해 주목받은 바 있다. 시그니엘 레지던스 분양가는 40억원에서 250억원에 달한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