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학점제' 시범 시행해보니…"원하는 과목 선택폭 넓어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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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전 고교 작년부터 시범운영…대학생처럼 수강신청·교실이동 수업
공강 시간 관리 등은 해결할 과제…'5과목 맡은 교사' 등 업무부담 증가도
2025학년도부터 전면 시행이 결정된 '고교학점제'는 경기도에서는 이미 모든 고등학교에서 시범적으로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고교학점제는 기초소양과 기본학력을 바탕으로 진로·적성에 따라 과목을 선택하고 이수 기준에 도달한 과목에서 학점을 취득·누적해 졸업하는 제도이다.
경기지역의 전체 일반계 고등학교 394곳과 예술고 4곳, 체육고 1곳 등 399곳은 2022학년도부터 이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교육부는 고교학점제의 안정적인 도입을 위해 2018년부터 전국에 연구학교와 준비학교를 지정해 이 제도를 미리 운용해왔는데, 관내 모든 학교가 연구·준비학교로 지정된 것은 지난해 경기도가 처음이다.올해 경기지역의 고교 중 연구학교는 5곳, 나머지 394곳은 준비학교이다.
연구학교는 다양한 선택과목을 개설해 학생들이 원하는 과목을 듣는 학생선택형 교육과정을 다른 학교보다 먼저 편성·운영하며 개선할 부분을 찾아내는 역할을 한다.
준비학교는 보다 다양한 운영 모델 발굴을 위해 시도교육청이 지정해 운영하는 학교이다.구리 갈매고의 경우 2018년부터 연구학교로 지정돼 올해로 6년째이다.
올해 갈매고는 1학년 12개, 2학년 35개, 3학년 41개의 과목을 개설해 수업하고 있다.
1학년은 국어, 수학, 영어, 한국사, 통합사회, 통합과학, 체육, 음악 등 공통기본교과로 함께 수업을 듣지만, 2학년부터는 대학생처럼 학생 스스로가 적성에 따라 과목을 선택한 뒤 그에 맞춰 구성된 시간표대로 교실을 이동하며 수업을 듣는다.학생이 선택할 수 있는 과목은 고전 읽기, 현대문학 감상, 프로그래밍, 물리학 실험, 화학 실험, 기하, 관광 영어, 일본어, 스페인어, 중국어, 식품과 영양, 국토순례, 창작 활동, 인문학의 창을 통해 본 미술, 인문학적 감성과 역사 이해, 인공지능 기초, 텃밭 가꾸기, 보건, 사회적 경제, 교육학, 환경 등 다양하다.
한 과목당 학점은 보통 3∼5학점으로 편성되며 1학년 64학점, 2학년 66학점, 3학년 62학점 등 3년 동안 192학점을 이수해야 한다.
오랜 연구학교 운영 기간 겪은 시행착오도 적지 않다.갈매고에 따르면 학생들은 자신이 원하는 과목을 선택해 공부하니 학업에 더 집중할 수 있지만 불가피하게 생기는 공강 시간을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고 한다.
초기에는 휴게실, 수행평가실 등을 만들어 공강 시간에 학생들이 쉬거나 수행평가 등을 할 수 있도록 했지만, 운영이 쉽지 않고 학생들도 공강 시간(수업과 수업간 빈 시간) 활용에 어려움을 겪어 지금은 공강 시간을 없앴다.
학생들이 시간표를 짤 때 공강 시간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갈매고는 4월부터 다음 연도 수강신청을 받는다.
수강신청 정정 기간도 6∼8월까지 3개월을 둬 학생들이 과목 선택을 신중히 하도록 유도하고 공강 시간 발생을 막고 있다.
또 학급 단위 활동이 크게 줄어 교우관계를 맺기 어려워지는 등의 문제도 생겨났다.
교사들의 경우 예전에는 자신의 전공과목만 수업하면 됐지만 개설 과목이 늘어남에 따라 지금은 교사 1명이 4∼5개 과목을 맡기도 하는 등 전반적으로 업무 부담이 늘었다.
갈매고의 한 교사는 "고교학점제의 취지가 학생의 적성과 흥미를 살리는 교육을 통해 공교육을 살리는 것인데 아직 적성을 찾지 못한 학생들은 어떻게 지도해야 하는지를 비롯해 고민하고 해결해야 할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시흥의 한 고교 교사 김모(50) 씨는 "학생이 진로를 설정할 때 도움을 주는 전문가가 부족해 진로 설정과 나아가 과목을 선택할 때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있고 지금은 시범 운영이라 유급이 없지만 전면 시행 시 유급이 생겨날 수 있는데 그러면 학업을 중단하는 학생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교사들은 담당하는 과목이 늘어나 교과 지도가 이전보다 어려워져 업무에 대한 부담이 커지니 이를 줄일 대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과목별로 출석 일수의 3분의 2 이상 출석과 학업 성취율의 40% 이상 도달이라는 이수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학생이 생기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보충수업을 한다든지 별도 과제를 부여한다든지 학교마다 미이수 예방 지도를 하고 있다"며 "시범 운영을 통해 겪은 시행착오를 최대한 줄여 고교학점제 전면 시행에 대비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공강 시간 관리 등은 해결할 과제…'5과목 맡은 교사' 등 업무부담 증가도
2025학년도부터 전면 시행이 결정된 '고교학점제'는 경기도에서는 이미 모든 고등학교에서 시범적으로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고교학점제는 기초소양과 기본학력을 바탕으로 진로·적성에 따라 과목을 선택하고 이수 기준에 도달한 과목에서 학점을 취득·누적해 졸업하는 제도이다.
경기지역의 전체 일반계 고등학교 394곳과 예술고 4곳, 체육고 1곳 등 399곳은 2022학년도부터 이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교육부는 고교학점제의 안정적인 도입을 위해 2018년부터 전국에 연구학교와 준비학교를 지정해 이 제도를 미리 운용해왔는데, 관내 모든 학교가 연구·준비학교로 지정된 것은 지난해 경기도가 처음이다.올해 경기지역의 고교 중 연구학교는 5곳, 나머지 394곳은 준비학교이다.
연구학교는 다양한 선택과목을 개설해 학생들이 원하는 과목을 듣는 학생선택형 교육과정을 다른 학교보다 먼저 편성·운영하며 개선할 부분을 찾아내는 역할을 한다.
준비학교는 보다 다양한 운영 모델 발굴을 위해 시도교육청이 지정해 운영하는 학교이다.구리 갈매고의 경우 2018년부터 연구학교로 지정돼 올해로 6년째이다.
올해 갈매고는 1학년 12개, 2학년 35개, 3학년 41개의 과목을 개설해 수업하고 있다.
1학년은 국어, 수학, 영어, 한국사, 통합사회, 통합과학, 체육, 음악 등 공통기본교과로 함께 수업을 듣지만, 2학년부터는 대학생처럼 학생 스스로가 적성에 따라 과목을 선택한 뒤 그에 맞춰 구성된 시간표대로 교실을 이동하며 수업을 듣는다.학생이 선택할 수 있는 과목은 고전 읽기, 현대문학 감상, 프로그래밍, 물리학 실험, 화학 실험, 기하, 관광 영어, 일본어, 스페인어, 중국어, 식품과 영양, 국토순례, 창작 활동, 인문학의 창을 통해 본 미술, 인문학적 감성과 역사 이해, 인공지능 기초, 텃밭 가꾸기, 보건, 사회적 경제, 교육학, 환경 등 다양하다.
한 과목당 학점은 보통 3∼5학점으로 편성되며 1학년 64학점, 2학년 66학점, 3학년 62학점 등 3년 동안 192학점을 이수해야 한다.
오랜 연구학교 운영 기간 겪은 시행착오도 적지 않다.갈매고에 따르면 학생들은 자신이 원하는 과목을 선택해 공부하니 학업에 더 집중할 수 있지만 불가피하게 생기는 공강 시간을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고 한다.
초기에는 휴게실, 수행평가실 등을 만들어 공강 시간에 학생들이 쉬거나 수행평가 등을 할 수 있도록 했지만, 운영이 쉽지 않고 학생들도 공강 시간(수업과 수업간 빈 시간) 활용에 어려움을 겪어 지금은 공강 시간을 없앴다.
학생들이 시간표를 짤 때 공강 시간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갈매고는 4월부터 다음 연도 수강신청을 받는다.
수강신청 정정 기간도 6∼8월까지 3개월을 둬 학생들이 과목 선택을 신중히 하도록 유도하고 공강 시간 발생을 막고 있다.
또 학급 단위 활동이 크게 줄어 교우관계를 맺기 어려워지는 등의 문제도 생겨났다.
교사들의 경우 예전에는 자신의 전공과목만 수업하면 됐지만 개설 과목이 늘어남에 따라 지금은 교사 1명이 4∼5개 과목을 맡기도 하는 등 전반적으로 업무 부담이 늘었다.
갈매고의 한 교사는 "고교학점제의 취지가 학생의 적성과 흥미를 살리는 교육을 통해 공교육을 살리는 것인데 아직 적성을 찾지 못한 학생들은 어떻게 지도해야 하는지를 비롯해 고민하고 해결해야 할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시흥의 한 고교 교사 김모(50) 씨는 "학생이 진로를 설정할 때 도움을 주는 전문가가 부족해 진로 설정과 나아가 과목을 선택할 때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있고 지금은 시범 운영이라 유급이 없지만 전면 시행 시 유급이 생겨날 수 있는데 그러면 학업을 중단하는 학생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교사들은 담당하는 과목이 늘어나 교과 지도가 이전보다 어려워져 업무에 대한 부담이 커지니 이를 줄일 대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과목별로 출석 일수의 3분의 2 이상 출석과 학업 성취율의 40% 이상 도달이라는 이수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학생이 생기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보충수업을 한다든지 별도 과제를 부여한다든지 학교마다 미이수 예방 지도를 하고 있다"며 "시범 운영을 통해 겪은 시행착오를 최대한 줄여 고교학점제 전면 시행에 대비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