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직 상실 위기' 원주 시·도의원 3명 항소심서 '기사회생'

주민자치위원으로 대선 선거운동…벌금 각 70만∼90만원으로 감경
주민자치위원 신분으로 선거운동을 한 혐의로 1심에서 의원직 상실형을 받았던 원주지역 시·도의원 3명이 항소심에서 감경받아 의원직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서울고법 춘천재판부 형사1부(김형진 부장판사)는 21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원제용(원주6)·하석균(원주5) 도의원에게 각각 벌금 150만원과 13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벌금 각 90만원과 80만원을 선고했다.

두 사람과 함께 기소된 박한근 원주시의원에게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벌금 110만원에서 70만원으로 형량을 낮췄다.

이들은 주민자치위원이던 지난해 3월 제20대 대선에서 특정 정당의 점퍼를 입고 거리 인사를 하는 등 3∼5차례에 걸쳐 선거 운동에 참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은 "피고인들은 주민자치위원으로서 특정 정당의 대선 후보를 위해 선거운동을 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특정 정당을 위해 구체적인 목적으로 선거운동에 관여했다"며 의원직 상실형에 해당하는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을 내렸다.

원 도의원 등은 항소심에서 "선거운동원으로 등록하지 않고 들러리처럼 옆에서 손만 흔드는 건 선거법 위반이 아니라고 생각해 범행의 고의는 없었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들의 선거운동이 수동적으로 참여하거나 소극적인 역할을 담당한 것으로 보이고, 주민자치위원 지위나 영향력을 이용해서 선거운동 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감경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당시 코로나19로 인해 마스크를 착용한 채 선거운동한 점, 주민자치위원회와 그 구성원 존재가 외부적으로 널리 알려지기 힘든 점 등을 고려하면 유세를 지켜본 유권자들이 피고인들의 지위를 알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