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여행 필수 간식 어쩌나…'십원빵'에 무슨 일이 [강진규의 BOK워치]

한은 "디자인 교체 협의"
자료 = 10원빵 업체 홈페이지 갈무리
한국은행이 최근 화폐 도안 무단 사용으로 논란이 된 경주 십원빵의 디자인을 바꾸도록 기업들과 협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영리 목적으로 화폐 도안을 무단으로 쓰는 것을 막되 지역 관광상품 판매를 계속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21일 한은은 이같은 내용의 보도참고자료를 배포했다. 한은은 "화폐도안의 건전한 사용을 위해 화폐도안 이용 기준을 이용중"이라며 "영리 목적의 사용은 허용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한은에 따르면 화폐 도안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이용 기준을 충족해야한다. 한은에 따르면 교육·연구·보도·재판 등의 목적으로 사용되는 화폐 모조품, 서적·신문·잡지 등의 인쇄물과 전자책 등에 삽입한 삽화 등에 한해서만 이용을 허용하고 있다. 모조품은 50% 이하 또는 200% 이상 크기로 만들어야하고, 삽화는 단면으로 해야하는 등 세부 조건도 있다. 이 외의 경우 한은에 이용 신청을 한 후 승인을 받아야한다.
영리 목적의 사용은 원천적으로 금지된다. 한은은 "영리 목적의 무분별한 화폐도안 오남용이 사회적으로 확산될 경우 위변조 심리 조장, 화폐의 품위 및 신뢰성 저하 등으로 국가의 근간인 화폐유통시스템이 교란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국과 영국 등에서도 이같은 화폐도안 이용기준을 규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은은 기업 등이 이같은 이용기준을 사전에 인지하지 못하고 화폐도안을 사용한 경우엔 기준을 안내하는 등 적극 대응해왔으며 이번 십원빵 업체들과도 협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십원빵의 경우 지역 관광상품으로 자리를 잡은 것인만큼 판매사업을 계속할 수 있도록 적법한 범위로 디자인 변경을 하는 쪽으로 협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소송 등 법적 대응 계획은 현재로선 없다고 덧붙였다.한은은 "의도치 않게 이용기준을 위반한 업체에 대해 필요한 사항을 안내하고 국민들이 바람직한 방향으로 화폐 도안을 사용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실제 일부 업체는 도안을 변경한 후 사업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십원빵 판매업체인 '성북당'은 한은의 영문 표기인 'The Bank of Korea'를 지우고, 업체 이름을 담은 'The Bread of Sungbukdang'으로 변경한 후 판매중이라고 밝혔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