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으면 못 사" 대치동 엄마들 단체 주문…난리 난 빵 [양지윤의 왓츠in장바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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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치동 학원가서 단체 주문…'화분에 든 카스테라' 불티화분처럼 생긴 토기에 구운 카스테라가 강남권 백화점을 중심으로 날개 돋힌 듯 팔리고 있다. 특히 인근 학원에서의 인기가 상당하다. 대치동과 압구정 학원가에서 한번에 10개 넘게 사가는 단체주문이 늘어나는 등 '강남 엄마 픽(pick)'으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다.
23일 현대그린푸드에 따르면 자사 베이커리 브랜드인 '베즐리'에서 판매하는 카스테라 '까사테라'가 최근 누적 판매량 60만개를 돌파했다. 주목할만한 점은 전국 19개 지점 중 강남권에 위치한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과 무역센터점, 이 두개 점포에서의 판매 비중이 전체의 3분의 1에 달한다는 것이다. 올해 1분기에 팔린 3만개의 까사테라 중 무려 1만개가 이 두 점포에서 팔렸다. 압도적인 판매량에서 유추할 수 있듯, 까사테라는 압구점본점과 무역센터점에서 최근 5년간 가장 많이 팔린 빵 순위에서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다. 베즐리측은 강남권 백화점에서의 이같은 인기를 '학원가 효과'로 보고 있다. 인근 대치동과 압구정 학원가에서 들어오는 단체 주문량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까사테라는 현대백화점의 식품 전문 온라인몰 '현대식품관 투홈'으로도 주문할 수 있는데, 이 서비스를 통해 한번에 10개 넘게 학원가로 주문하는 경우가 빈번하다는 설명이다.
압구정본점과 무역센터점에서 까사테라를 구입한 고객의 70%가 3050 여성 고객이라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학령기 자녀를 둔 학부모들이 주요 고객인 것이다. 베즐리 관계자는 "학원이 붐비는 방학 시즌이나 주말의 경우 까사테라 주문이 몰린다"며 "이럴 때는 아예 오븐 하나를 까사테라 전용으로 사용해야만 겨우 주문량을 맞출 수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까사테라는 스페인어로 '집'을 뜻하는 '까사'와 '땅'을 의미하는 '테라'의 합성어다. '토기에서 태어난 카스테라'라는 뜻의 이름처럼, 까사테라는 흙으로 빚은 빵틀에 반죽을 넣고 매장에서 직접 구워 만든다. 토기의 미세한 구멍 덕에 식감이 부드럽고 쫄깃하다. 동일한 중량의 시중 카스테라보다 달걀이 두배 들어갔고, 밀가루는 덜 사용했다. 무항생제 달걀, 국산 쌀가루, 무염 버터 등이 들어간 까사테라는 다른 카스테라보다 당과 탄수화물 함유량이 각각 26%, 30% 가량 낮다. 현대그린푸드 관계자는 "일반 카스테라보다 비싸지만 건강한 재료를 아낌없이 넣어 강남지역 3050 여성 고객층을 사로잡았다"고 말했다.
양지윤 기자 y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