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 무너뜨리고 우산 퍼포먼스…소공연, 최저임금 동결 촉구 결의대회

소상공인 500여명 국회 앞서 집단행동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소상공인들이 결의대회를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최저임금 오르면 물가도 오르고, 고용도 줄어들 겁니다."

소상공인연합회가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단체로 내년도 최저임금 동결과 업종별 구분 적용을 촉구했다.이날 결의대회에는 전국 17개광역지회 회원과 업종단체 회원 등 500여명이 함께했다.

소상공인들은 “소상공인 문닫는다, 최저임금 동결하라"거나 "대·중·소 규모별 최저임금 차등 적용하라”는 등의 구호를 크게 소리쳤다. 이들은 '최저임금 동결, 구분적용 시행'이라고 쓰인 종이 캡모자를 머리에 쓰거나 손에 쥔 채 흔들기도 했다.

오세희 소상공인연합회 회장은 대회사를 통해 “과중한 최저임금은 복합위기로 가까스로 버티고 있는 소상공인을 헤어나올 수 없는 적자의 수렁에 빠뜨리고 근로자는 일자리를 잃게 되는 악순환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호소했다.이날 결의대회에서는 ‘최저임금 인상’과 ‘동일한 최저임금 적용’의 영향을 크게 받는 숙박·편의점·외식·미용업주들이 단상에 올라 현장 이야기를 전했다.

전남 나주에서 음식점을 하는 이종범 대표는 “지금 수준보다 최저임금이 더 오른다면 서빙로봇이건 조리로봇이건 도입해 고용을 더 줄일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편의점을 운영하는 김미연 대표는 "지금의 단일한 최저임금 구조는 낮은 노동강도로 일할 수 있는 곳에서 적게 받고 일하겠다는 노동수요를 고용할 수 없게 만든다”며 언성을 높였다.

이어 황현목 세종시 소상공인연합회 회장과 최혜경 경기 광주시 소상공인연합회 회장이 결의문을 낭독했다. 이들은 “우리 소상공인은 생존권을 지켜내기 위한 최저임금 동결을 향해 한목소리를 내며 앞으로 나아갈 것을 결의한다"며 "우리는 최저임금법 4조 1항에 규정된 바에 따라 정부의 최저임금 적용에 업종별 구분적용이 이뤄지는 날까지 함께 전진할 것을 결의한다”고 외쳤다.이날 결의대회에는 소상공인연합회 주도의 퍼포먼스가 진행되기도 했다. 소상공인들은 생존의 길을 가로막는 ‘최저임금 인상의 벽’ 구조물을 망치로 무너뜨리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업종별 구분적용’이 한 자씩 적힌 노란 우산 7개를 펴면서 해당 방식이 보호막이 될 수 있음을 상징하는 퍼포먼스를 보여주기도 했다.

현행 최저임금은 시간당 9620원이다. 내년도 최저임금의 법정 심의 기한은 오는 29일이다. 최저임금법에 따르면 최저임금은 매년 8월 5일까지 결정 및 고시돼야 한다. 고시된 최저임금은 다음 연도 1월 1일부터 효력이 발생한다.

오유림 기자 ou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