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배터리 경쟁 승자는…골드만삭스가 뽑은 '승자와 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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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극재 공급 과잉으로 관련 기업 수익성 악화
포스코퓨처엠, 에코프로비엠 등 매도 의견
삼성SDI, LG화학 등 배터리 셀 기업은 낙관

21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미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향후 10년간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 양극재가 과잉 공급될 것으로 관측했다. 양극재를 생산하는 기업이 점차 늘어나서다. 양극재 경쟁이 심화하면서 수익성이 악화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양극재 간 품질 차이가 크지 않기 때문에 가격 경쟁만 펼칠 수 있어서다.골드만삭스는 이런 추이가 계속되면 에코프로비엠과 포스코퓨처엠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12일에도 골드만삭스는 두 기업에 대해 매도 의견을 낸 바 있다.
매도 의견을 낸 근거로는 양극재는 품질이 거의 비슷하고 10년간 공급 과잉이 예상되며 중국산 양극재를 배제해도 미국에서 공급 부족이 없을 것이라는 점을 들었다. 또 한국 업체들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은 과도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골드만삭스는 에코프로비엠의 목표 가격을 12만5000원으로 제시했다. 전날 종가(25만 8000원)의 반토막 수준이다. 포스코퓨처엠 목표가는 전날 종가 대비 40%가량 낮은 22만원으로 제시했다.되레 골드만삭스는 배터리 셀 업체인 삼성SDI와 LG화학을 선호하는 주식으로 꼽았다. 양극재 업체보다 초기 진입장벽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경쟁이 덜하고 과점도 가능한 분야라는 설명이다. 배터리 셀은 연구개발(R&D) 비용이 상당한 탓에 신생 기업이 쉽게 양산하기 어려운 제품이다.
골드만삭스는 삼성SDI와 LG화학 주가가 앞으로 12개월 동안 각 32%, 19%씩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마진 확보가 수월하다는 이유에서다. 또 장기간 안정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이유도 들었다. 양극재 업체는 전기차 업체와 최대 3년짜리 공급 계약을 체결하지만, 배터리 셀 기업의 경우 평균 6~7년으로 집계됐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