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남은 산소는 10시간…실종 '타이태닉 잠수정' 수색 난항

타이태닉호를 관광하기 위해 떠났다가 사라진 '타이탄' 잠수정을 찾기 위한 대규모 수색 작업이 난항을 겪고 있다. 현재 잠수정 내 산소는 약 10시간 미만 분량으로 추정된다.

AP와 AFP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해안경비대(USCG) 제이미 프레데릭 대령은 21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고 "잠수정과 탑승자 수색을 위해 모든 자원을 계속 동원하겠다"고 밝혔다.잠수정에 남은 식료품과 물은 "한정된 양"밖에 남아있지 않을 것이라며 수색 작업이 시간과의 싸움이 됐다고 덧붙였다. USCG는 수색 범위가 "코네티컷주 면적의 약 2배라며 수심은 4㎞쯤"이라고 말했다. AP통신은 타이탄이 북대서양 어느 곳에 있다 하더라도 수심이 3800m인 해저에 갇혀 있으면 도달이 불가능할 수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잠수정이 '유령 그물'에 걸렸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영국의 타이태닉 전문가 팀 몰턴은 22일(뉴질랜드 현지시간) TVNZ 방송과의 화상 인터뷰에서 잠수정 '타이탄'이 어선에서 떨어져 나온 그물 등 타이태닉호 주변의 각종 폐기물에 걸렸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다.몰턴은 해저에 잘 자리 잡고 있는 타이태닉호의 뱃머리 부분은 상태가 아주 좋지만, 선미 부분은 마치 폭발물이 터졌던 것 같은 상태라며 "선미 부분은 고물 하치장과 비슷해 케이블, 기중기와 뜯겨 나온 쇳조각 등 잠수정이 걸릴 수 있는 물체들이 많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더 중요한 것은 어선에서 떨어져 나온 그물들도 그곳에 있다는 것"이라며 "선박 잔해에 걸렸을 수도 있고 유령 그물 중 하나에 걸렸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구조팀이 무엇을 때리는 것 같은 수중 소음을 들었다는 보도에 대해서는 사람들이 내는 소리였다면 더 분명하고 규칙적이었을 것이라며 잠수정에서 나온 것으로 보기에는 조심스러운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또 "수색구조 작업이 벌어지고 있는 현장 주변에는 많은 물체가 있다. 상업용 선박들도 있다. 따라서 소음에 대해서는 많은 의미를 두지 않는다"고 덧붙였다.잠수정 내 남은 산소는 약 10시간 정도로, 모두 고갈될 경우 생존 가능성은 희박해진다. 인간은 산소 없이 몇 분 정도는 생존할 수 있지만, 4분 동안 숨을 쉬지 않으면 뇌손상이 시작되고 10분 이상 산소 공급이 중단되면 생존하기 어렵다.

뉴펀들랜드 세인트존스에 있는 메모리얼 대학교의 의학 교수인 켄 레데즈 박사는 잠수정 내에 산소 수준이 떨어지면 탑승자들이 내뿜는 이산화탄소의 비중이 증가해 이산화탄소 중독으로 사망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그는 "이산화탄소 수치가 높아지면 마취 가스처럼 작용해 사람이 잠들게 된다. 적절한 시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질식사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핫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