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 '탈제나'…PARP 저해제 중 처음으로 전립선암에 승인 [이우상의 글로벌워치]

엑스탄디와 병용요법 한해 승인
화이자의 PARP 저해제 ‘탈제나(성분명 탈라조파립)’가 PARP 저해제로서는 처음으로 전립선암 환자에게 사용을 승인 받았다.

화이자는 21일(미국 시간)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상동 재조합 수복(HRR) 유전자 돌연변이가 있는 거세저항성 전립선암 치료에 탈제나와 엑스탄디(성분명 엔잘루타마이드/아스텔라스·화이자)의 병용요법을 승인했다고 밝혔다.FDA는 탈제나의 임상 3상 시험(TALAPRO-2) 결과를 근거로 승인했다. 앞서 거세저항성 전립선암 치료제로 승인된 엑스탄디(+가짜약)를 단독으로 썼을 때에 비해 엑스탄디와 탈제나를 병용했을 때 질병의 진행이나 사망 위험이 55% 감소했다.

위험이 55% 감소했다는 것은 엑스탄디로만 치료한 환자군과 비교했을 때 엑스탄디+탈제나 환자군에서 암이 다시 진행하거나 사망한 환자 수가 55% 더 적었다는 의미다.

HRR 유전자 돌연변이뿐 아니라 BRCA1/2 돌연변이가 있는 하위군에서는 사망 위험이 최대 80%까지 감소한 결과도 확인했다.화이자 관계자는 “HRR 유전자 변이가 있는 전립선암 환자는 예후가 더 좋지 않아 새로운 치료방법이 필요했다”며 “HRR 유전자 변이가 있는 환자에게 엑스탄디와 탈제나의 조합은 이점이 상당했다”고 평가했다.

엑스탄디는 2012년 FDA 승인을 받아 오랜 기간 전립선암 치료에 쓰인 안드로겐 수용체 억제제다. 전립선암은 흔히 남성호르몬이라 부르는 안드로겐에 의존해 성장하고 증식하는데, 엑스탄디는 안드로겐 수용체를 차단해 안드로겐의 작용을 막아 전립선암의 성장을 막는다.

탈제나는 2018년 BRCA 변이 양성, HER2 음성의 진행성 또는 전이성 유방암 치료제로 처음 FDA의 승인을 받은 PARP 저해제다. PARP 저해제는 DNA 복구 기전 중 하나를 차단해 암세포의 증식을 막는 원리로 작동한다. 정상세포는 2종류의 DNA 복구기전을 갖고 있어 PARP 저해제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이런 작동원리 때문에 PARP 저해제는 DNA 복구 기전에 돌연변이가 있는 것으로 확인된 암 환자에게만 처방된다. FDA가 유전자 복구 기능(상동 재조합 수복)에 돌연변이가 생긴 환자 군에 한해 탈제나+엑스탄디 병용요법을 승인한 것 또한 이 때문이다.

의학계에 따르면 전립선암 환자 중 HRR 유전자에 변이가 있는 비율은 높지 않은 편이다. 탈제나의 이번 적응증 확대는 PARP 저해제로서 후발주자인 탈제나가 쓰일 수 있는 독립적인 영역을 구축하기 위한 제약사의 노력으로 풀이된다.

탈제나 외 현재 FDA 승인을 받은 PARP 저해제는 린파자(아스트라제네카), 루브라카(파르마 앤 슈바이츠), 제줄라(글락소스미스클라인) 등 총 4종이다.현재 가장 많이 판매되는 PARP 저해제는 린파자다. 지난해 26억3800만 달러(약 3조 4134억원) 어치가 판매된 블록버스터다. 이어 제줄라는 4억6300만 파운드(7641억원) 매출을 냈다. 루브라카는 개발사인 클로비스 온콜로지가 지난해 파산하며 스위스 제약사 파르마앤슈바이츠에 인수됐다. 화이자는 탈제나 매출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

**이 기사는 바이오·제약·헬스케어 전문 사이트 <한경 BIO Insight>에 2023년 6월 22일 14시 40분 게재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