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아리바이오는 원전 LED 1위 업체를 왜 인수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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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조명 세계 최강자, 제조업 기반 안정적 매출처 확보국내 제약·바이오업계 최초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승인한 알츠하이머 임상 3상을 진행 중인 아리바이오가 코스닥상장 LED조명업체 소룩스를 인수한 가운데, 인수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세계 최초 경구용 치매치료제 미국서 3상 진행 중
하반기 대규모 수출 및 공동개발 등 호재도 예고
22일 업계에 따르면 정재준 아리바이오 대표는 소룩스 김복덕 대표의 보통주 100만주와 경영권을 300억원에 인수하기로 지난달 계약을 체결했다.유상증자와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 등을 통해 500억원의 자금도 조달할 예정이다. 이달말 유상증자 납입이 완료되면 정 대표는 최대주주에 오르게 된다.
소룩스는 국내 특수조명의 최강자다. 원전용 특수 LED 조명을 세계 최초로 상업화해 2021년 6월 신고리 1, 2호기에 납품했다. 전 세계적으로 원자로 내부의 방사선량(400kGy)을 견딜 수 있는 조명이 개발된 사례는 있었지만, 안전성이 검증돼 실제 원전에 설치한 것은 이 회사가 세계에서 처음이다. 소룩스의 원전용 특수 LED 조명은 400kGy의 방사선량을 견디는 것은 물론, 그 두 배인 800kGy에도 끄떡없게 설계됐다.
김복덕 소룩스 대표는 “미국, 중동, 프랑스, 폴란드, 체코 등의 조명 교체 사업에서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말했다. 전 세계 원전 내부 조명 교체 사업 규모는 2조~3조원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 매출 700억원 규모인 소룩스의 매출 비중은 거실등 같은 실내등이 50%, 터널·골프장·원전용 특수조명 같은 실외등이 50%를 차지한다. 1996년 회사 설립 이후 500여 종의 LED 조명을 생산하며 관련 특허만 400~500건을 확보했다. 서울 한남동 한남더힐 및 나인원한남, 성수동 트리마제 등 고급주택과 서울 여의도 63빌딩, 버스터미널, 교각, 대학, 호텔 등에 공급했다.
한편 아리바이오는 치매 치료제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낸 바이오기업이다. 지난해 말 미국 식품의약국(FDA)를 통해 세계 최초 경구용 치매치료제(AR1001) 임상 3상을 개시했다. 아리바이오의 치매 치료제 AR1001는 치매 진행을 억제하는 것은 물론 인지기능을 높이는 다중기전이 특징이다. 뇌혈관을 확장해 혈류를 개선하면서 신경세포의 사멸을 억제하는 동시에 생성을 촉진한다. 동시에 치매를 유발하는 뇌의 독성 단백질을 제거하는 특성도 있다. 표면적으로는 두 회사간 시너지는 크지 않아 보인다. 업계에서 아리바이오가 소룩스와 사실상 합병해 코스닥에 우회 입성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앞서 아리바이오는 여러차례 기술특례상장을 추진했으나 평가에서 탈락했다.
아리바이오 입장에선 매출이 일정하게 나오는 제조업체를 사업 포트폴리오에 넣어 재무적 안정을 꾀하는 효과도 누릴 수 있다. 현재 매출이 700억원 규모인 소룩스는 2025년 매출 목표가 3000억원, 영업이익 목표는 500억원이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아리바이오는 소룩스 인수와 함께, 하반기 대규모 수출 및 공동 개발 등 호재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이 기사는 바이오·제약·헬스케어 전문 사이트 <한경 BIO Insight>에 2023년 6월 22일 15시 13분 게재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