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뒤엔 국민연금 보험료 수지 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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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硏 중기재정 전망2027년부터 국민연금의 연금 지급액이 보험료 수입을 추월할 것이라는 국책 연구원 전망이 나왔다. 4년 뒤부터 ‘보험료 수지’가 적자로 돌아선다는 것이다. 5년 전 정부 재정추계 때 예상한 2030년보다 3년 빨라졌다. 보험료 수지가 적자로 전환하면 국민연금은 국민에게 연금을 지급하기 위해 보유 자산을 처분하거나 투자 자금을 줄일 수밖에 없다.
연금 지출이 보험료 수입 추월
5년전 추정 때보다 3년 빨라져
증시 '셀 리스크' 본격화할 듯
국민연금공단 산하 국민연금연구원은 22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중기 재정전망 2023~2027년’ 보고서를 발표했다. 중기 재정전망은 향후 5년간의 국민연금 재정 추이를 분석하는 연례 보고서로, 기획재정부 국가재정운용계획에 반영되는 정부 공식 전망치다.중기 재정전망에 따르면 보험료 수지는 올해 20조8500억원 흑자가 예상된다. 하지만 이후 해마다 줄어 2027년에 700억원 적자로 전환한다. 보험료 수입은 올해 59조9800억원에서 2027년 66조700억원으로 완만하게 늘어나지만 연금 지급액은 이 기간 39조1300억원에서 66조1400억원으로 가파르게 증가할 전망이기 때문이다.
이는 저출산·고령화가 이어지는 가운데 고물가와 연금 수급자 증가까지 겹친 결과다. 국민연금 지급액은 물가에 연동되는데 지난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998년 이후 최고인 5.1%를 기록하는 등 고물가가 이어지면서 연금 지급액이 크게 늘었다. 2007년 이후 연금개혁이 없는 상태에서 정부가 ‘연금 사각지대’ 해소 명목으로 임의가입자 등을 늘리면서 연급 수급자도 증가했다.
보험료 수지가 적자로 전환하면 국민연금의 기금 운용 전략에 변화가 불가피하다. 보험료 수지가 흑자일 때는 연금을 지급하고 남는 여윳돈을 주식, 채권, 부동산 등에 장기 투자할 수 있다.하지만 보험료 수지가 적자로 전환하면 보험료만으로 연금을 지급할 수 없기 때문에 보유 자산을 처분하거나 투자를 대폭 줄여야 한다.
황정환/허세민 기자 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