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온, 美서 92억달러 투자 자금 조달…포드 합작사 '탄력'

미국 에너지부, 최대 92억달러 정책자금 제공
블루오벌SK 3개 공장 건설에 자금 투입 계획
SK온과 포드자동차의 전기차 배터리 합작법인인 블루오벌SK가 미국 에너지부(DOE)를 통해 최대 92억달러(약 11조8000억원) 규모의 정책자금 차입 조건부 승인을 얻었다고 22일 발표했다.

회사 측은 이번 대규모 자금 확보를 계기로 미국 내 생산 활동에 더욱 탄탄한 기반을 마련했다고 자평했다.

AVTM 통해 최대 92억달러 확보

이번 금융 지원은 DOE의 첨단기술차량제조(AVTM) 프로그램에 따라 이뤄진다. 블루오벌SK는 이르면 연내 본계약을 체결한 뒤 최대 92억달러를 최종 확보하게 된다. AVTM 프로그램은 자동차와 관련 부품 제조 사업에 대출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SK온 관계자는 "DOE로부터 배터리 제조 프로젝트 관련 역대 최대 규모의 금융 지원을 받게 되는 것"이라며 "AVTM 프로그램 차입 금리는 미국 국채 금리 수준으로 적용돼 본 계약 체결 시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 수준의 저금리로 차입이 가능하다"고 부연했다.

SK온은 이번 정책자금 차입의 배경으로 배터리 기술력과 블루오벌SK의 생산 능력에 대해 DOE가 좋은 평가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DOE는 AVTM 프로그램 수혜자 선정을 위해 엄격한 심사 과정을 거치는데, 기술력과 시장 영향력, 금융, 법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적격성 평가를 내린다.DOE는 블루오벌SK 프로젝트가 미국 자동차 시장 전동화와 공급망 강화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다. 블루오벌SK는 계약을 최종 완료한 뒤 미국 켄터키 1, 2 공장과 테네시 등 총 3개 공장 건설에 확보한 자금을 투입할 계획이다.

블루오벌SK가 2025년부터 순차 가동을 목표로 하는 3개 공장은 총 120GWh(기가와트시) 이상에 달하는 생산 능력을 갖출 예정이다. 이는 전기차(105KWh 배터리 기준) 약 120만대를 매년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대규모 투자 재원 잇따라 수혈

SK온은 미국 정책자금을 통해 대규모 투자 재원을 확보하면서 재무적 안정성도 한층 강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회사는 지난해 7월 독일 무역보험기관인 오일러 헤르메스와 한국무역보험공사, 한국수출입은행 등 공적수출신용기관을 통해 헝가리 3공장 등 유럽 배터리 사업을 위한 투자자금 2조6000억원을 확보했다.이와 함께 SK이노베이션의 출자 금액인 2조원, 한국투자PE이스트브릿지컨소시엄 1조2000억원, MBK컨소시엄 및 사우디 SNB캐피탈로부터 1조1000억원, 싱가포르계 재무적투자자 5100억원, 유로본드 1조2000억원 등 투자 자금 확보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SK온은 앞으로도 투자재원을 차질 없이 확보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전기차 배터리 사업의 본격화에 따른 영업 현금흐름과 합작법인(JV)을 통한 파트너사와의 분담, 투자국가의 인센티브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겠다는 것이다.

회사 관계자는 "매년 2배 이상 성장하는 SK온의 성장세가 이번 정책지원자금 확보로 더욱 가팔라질 것"이라며 "향후에도 다양한 조달 방안을 활용해 SK온의 글로벌 전기차 시장 리더십을 더욱 공고히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배성수 기자 baeb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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