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야, 옷 가게야?"…홍대 한복판 '500평대 매장'의 정체 [양지윤의 왓츠in장바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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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신사 첫 오프라인 '무진장' 세일 가보니"온라인이 물건 종류가 많긴 한데, 매장에 오니 직접 입어볼 수 있어서 좋네요. 매장에서 입어보니 잘어울려서 티셔츠를 세장이나 샀어요"
지난 22일 찾은 홍대입구역 인근 '무신사 테라스 홍대'에서 만난 한 고객이 티셔츠로 가득 차있는 비닐가방을 들어보였다. 이날은 무신사의 상반기 최대 규모 할인 행사인 '무진장 여름 블랙프라이데이'가 시작된 날이다. 행사에는 2000개 이상의 브랜드가 참여한다. 22만개 넘는 상품들이 최대 80% 할인된 가격에 팔린다. 올해 무진장 여름 블랙프라이데이는 지난해와 조금 다른 방식으로 열려 관심을 모았다. 온라인에서만 진행되는 할인 행사를 올해는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함께 진행한 것이다. 홍대 AK플라자 17층에 위치한 500평짜리 오프라인 매장은 '대형마트'를 콘셉트로 꾸며졌다. 플라스틱 장바구니와 쇼핑카트, 마트용 사각 박스 등 마트에서 볼법한 소품들이 매장 곳곳에 배치됐다. 매장 입구에 켜켜이 쌓인 장바구니를 들고 들어가 전시된 옷과 신발을 직접 입어보고 신어보면서 편하게 쇼핑을 하는 분위기였다. 매장 한쪽 벽면에는 무진장 행사기간 중 실시간으로 누적 판매량과 판매액을 보여주는 전광판도 설치됐다.
평일인 목요일 오후 4시쯤이었는데도 매장을 둘러보는 사람들이 어림잡아 30명은 돼보였다. 오픈 첫날 무신사 테라스 홍대를 찾은 방문객은 940여명. 비교적 한산한 평일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1000명에 가까운 방문객 수는 의미가 있다는 게 무신사측 설명이다. 온라인으로만 전개하던 무진장 할인행사를 오프라인 공간으로 끌어온 건 고객과의 접점을 넓히기 위함이다. 관광객 유입이 많은 홍대 중심 상권에 매장을 차리면서 자연스러운 홍보 효과도 노렸다.
특히 '체험형 소비'를 선호하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눈높이에 맞춰 SNS용 사진을 찍기 좋은 콘셉트로 매장을 꾸마고 식음료(F&B) 부스와 다양한 당첨 이벤트도 진행한다. 이번 무진장 행사에서도 노스트레스 버거, 아크 비어 등 식음료 부스가 차려졌다. 24일과 25일에는 저녁에 DJ파티도 진행된다. '눈'으로만 제품을 보는 온라인 쇼핑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 오프라인 매장에는 온라인(2000여개)보다는 훨씬 적은 수(48개) 브랜드가 참여하지만, 반스·살로몬·아디다스 등 인기 브랜드 제품의 재질과 사이즈, 핏 등을 직접 확인하고 물건을 살 수 있어서 만족스럽다는 게 방문객들의 주된 반응이다. 무신사는 무신사 테라스 홍대 외에도 다수의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 중이다. 무신사 테라스 성수와 스퀘어 한남·성수 등 입점 브랜드 팝업 공간이 있고, 자체 브랜드인 '무신사 스탠다드' 매장도 두 곳 있다. 홍대 인근에는 '무신사 개러지'라는 공연장도 보유 중이다.
이번 행사는 내달 1일까지다. 무진장은 여름과 가을, 1년에 두번 열린다. 원래는 가을 행사만 있었지만, 패션 비수기인 여름에 입점 브랜드의 매출을 끌어올리자는 취지로 여름에도 진행하고 있다.
양지윤 기자 y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