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EU "개입 말자"…中, 러 외무차관 만나 "협력 강화"

해외 반응은
러시아에서 벌어진 바그너그룹의 반란을 두고 서방국가는 어느 편도 들지 않고 관망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2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서방 국가는 용병기업 바그너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의 반란에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이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리시 수낵 영국 총리 등 우방국 지도자와 긴급회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서방이 프리고진의 반란에 대해 어떤 발언이나 행동을 하지 않는 것으로 합의했다. 자칫 러시아가 이 사태를 서방이 지원했다며 역공을 펼칠 수 있어서다.

미국 국무부도 이날 해외 공관에 “미국은 이번 사태에 개입할 뜻이 없다”는 입장을 주재국에 밝히라고 지시했다.

당초 27일 예정한 바그너그룹에 대한 추가 제재는 연기했다. 러시아 정부에 힘을 실어줄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EU도 이번 사태에 따른 대응책을 따로 준비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프리고진의 망명으로 반란이 종결됐지만 서방국가엔 새로운 난제가 생겼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치적 입지가 위태로워져서다. 푸틴 대통령이 내부 분열을 막기 위해 우크라이나 전쟁을 격화시킬 것이란 주장이 나온다. 반면 전쟁을 종식할 수 있다는 반론도 있다. 푸틴이 영토 외부에 있는 위험 요인을 제거하려 들 것이란 이유에서다.

다급해진 러시아 정부는 중국에 손을 뻗었다. 25일 로이터에 따르면 안드레이 루덴코 러시아 외무차관은 친강 중국 외교부 장관, 마자오쉬 외교부 차관과 연달아 회담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외무부는 중국으로부터 러시아의 지도력에 대한 지지 의사를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이날 마 차관은 “시진핑 국가주석과 푸틴 대통령의 영도 아래 중·러의 협력이 강화되고 있다”고 화답했다. 다만 중국은 아직 반란 사태에 대한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지는 않았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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