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에 칼 맞은' 푸틴, 사태 봉합되자…"특별군사작전 최우선"

일부선 "우크라, 반격 기회" 분석
내년 대선 前 러 추가 내란 우려
쇼이구 국방, 진압 실패 책임론도
러시아 용병기업 바그너그룹의 반란은 일단 중단됐지만, 이를 계기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사진)이 본격적인 위기에 처하고 우크라이나 전쟁에도 큰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일단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보다 내부의 불만 세력 진압에 화력을 더 집중할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아르세니 야체뉴크 전 우크라이나 총리는 24일(현지시간) “이번 일로 푸틴 대통령의 관심이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자국으로 옮겨질 수밖에 없다”며 “단기적으로 우크라이나군에는 유리한 상황”이라고 말했다.내년 봄 대선을 앞둔 러시아에서 추가로 내란이 일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질 도허티 전 CNN 모스크바지국장은 “바그너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의 위협이 계속될 수 있다”고 했다.

이번 내란 사태를 2차 세계대전 당시 패전 직전의 독일 상황에 비유하는 분석도 나왔다. 전쟁 말기인 1944년 7월 독일에서 반(反)히틀러파 장교들이 일으킨 쿠데타 미수 사건을 떠올리게 한다는 것이다. 영화 ‘작전명 발키리’로도 유명한 이 사건은 당시 쿠데타 세력의 대규모 축출로 마무리됐지만, 그로부터 1년도 지나지 않아 독일의 패전으로 세계대전이 끝났다.

반면 이번 일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관점도 있다. 로브 리 미국 외교정책연구소(FPRI) 선임연구원은 워싱턴포스트(WP)에 “최대 격전이 벌어진 바흐무트 전투 이후 5월 말이나 6월 초 이미 바그너 병력은 최전선에서 철수했을 가능성이 크다”며 “바그너는 방어보다 공격을 위해 기획된 용병 조직이고 이번 일이 전쟁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칠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주장했다.쇼이구 국방장관의 거취도 주목된다. 대응 전략이 미흡했다는 비판이 잇달아 나와서다. 바그너그룹과 러시아군 사이에 교전이 벌어졌지만 북진을 막지 못했다. 24일 오후가 돼서야 모스크바 서남부 외곽에 뒤늦게 경계를 강화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푸틴 대통령은 25일 국영 로시야 TV 인터뷰를 통해 입장을 밝혔다. 그는 “국방부 관리와 지속해서 연락하고 있다”며 “특별군사작전에 최우선순위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반란 사태가 종결된 뒤 푸틴 대통령의 발언이 공개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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