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장 붕괴에 개포 아파트 물난리까지…GS건설의 '굴욕' [돈앤톡]

개포 아파트 ‘물난리’·지하주차장 붕괴 등 잇단 악재
"주택 부문 제대로 못 하는데…신사업 무슨 소용"
서울시 강남구 개포동 '개포자이 프레지던스' 지하주차장에 물이 고여있다. 사진=온라인커뮤니티 캡쳐
"철근 빼먹어서 주차장이 무너지더니 강남에 들어선 아파트에서도 물난리가 나네요. '이영애 아파트'로 이름 알리고 고급 아파트라는 이미지가 강했는데, GS건설이 지은 아파트 믿고 들어가겠습니까?"(최근 GS건설 이슈에 대한 50대 소비자의 반응)

GS건설 체면이 말이 아닙니다. 붕괴 사고에 이어 사업장에서 각종 민원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소비자들은 최근 GS건설의 행태를 두고 '순살자이'(순살치킨처럼 골조를 누락한 자이를 빗대어 붙인 말)·'하자이'(하자와 자이의 합성어) 등 각종 별명을 붙이고 있습니다.26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GS건설이 지은 서울시 강남구 개포동 '개포자이 프레지던스'에서 최근 물난리가 났습니다. 이제 입주한 지 3개월밖에 되지 않은 단지에서 누수와 침수가 발생한 겁니다.

지난 21일 열 예정이었던 개포자이프레지던스 단지 내 커뮤니티시설 '티하우스 189'는 누수 사고로 보수 공사를 완료하는 데로 다시 시설을 개방하겠다고 공지했습니다. 이 시설은 주민 휴게 공간으로 GS건설에서 단지 고급화 차원으로 만든 곳입니다.

지하 주차장에도 물이 고였습니다. 아파트 관리사무소 측은 이번 물난리의 원인을 시공 문제로 봤습니다. 지붕의 기울기에 문제가 생겼다고 설명했습니다. 비가 내리긴 했지만 누수와 침수가 발생할 정도의 집중호우가 아니었다는 게 관리사무소 측 최초 주장입니다. 다만 GS 측은 배수로에 퇴적물이 쌓였기 때문에 침수가 됐다고 봤습니다. 부실 공사가 원인이 아니라고 반박한 것입니다.
인천시 서구 검단신도시 모 아파트 지하 주차장이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연합뉴스
GS건설이 내놓은 주장에 믿음이 가지 않는 이유는 최근 발생한 붕괴 사고 때문일 것입니다. 지난 4월 인천 서구 원당동 검단신도시 내 GS건설이 짓는 아파트 지하 주차장이 무너져 내리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분양한 '검단신도시 안단테'(AA13-2블록)에서 일어난 사고입니다. 단지 3402동과 3403동 사이 지하 주차장 슬라브가 붕괴했습니다. 업계에선 철근 누락을 붕괴 원인으로 보고 있지만 GS건설은 아직 정확한 원인은 나오지 않다며 섣부른 추측을 자제해달라고 합니다.

GS건설 최근 행태를 두고 부동산 커뮤니티 등에선 "업계 1위 GS건설도 이젠 믿질 못하겠다", "무서워서 GS건설이 지은 아파트에 들어가 살겠나", "현장 점검 나선다는 데 또 말로만 나서는 것 아닌지 모르겠다" 등의 비난과 불안함을 호소했습니다.

이런 불안함은 평판 조사에서 바로 나타났습니다. 한국기업평판연구소가 발표한 '5월 아파트 브랜드 평판'에 따르면 GS건설 '자이'는 17위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지난 4월 3위에서 14위나 추락한 것입니다.
1위 건설사 건설 현장에서 잇단 사고가 터지면서 불안감은 업계 전반으로 퍼지고 있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GS건설 같은 대형 건설사에서도 이런 사고가 계속 터지는 데 다른 건설사라고 상황이 다르겠느냐"며 "GS건설이 여러 현장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기 때문에 가장 먼저 드러난 것이다. 다른 현장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건설사들이 최근 새로운 먹거리를 발굴하기 위해 신사업을 계속해서 펼치고 있지만 여전히 돈을 버는 곳은 '주택' 부문"이라면서 "여태 해왔던 것도 제대로 못 하는 데 신사업이 무슨 소용이 있겠나. 최근 일련의 사태들은 건설업계 전반이 각성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습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핫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