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기한 다 된 '편의점 라면' 어디로 가나 했더니… [송영찬의 신통유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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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화장품 재료로 재탄생폐기 자원들이 생활 속 ‘그린 인프라’로 거듭나고 있다. 유통기한 임박 식품이 식품 및 화장품의 재료로 쓰이는 곤충인 밀웜의 사료로 재활용된 게 대표적이다. 커피 찌꺼기는 나무 데크를 만드는 데 활용되고 있다.
25일 BGF리테일에 따르면 편의점 CU는 지난 3월부터 유통기한 임박한 식품을 밀웜 사료로 사용하는 자원 순환체계를 가동하고 있다. CU가 그린 바이오 소재 업체 ‘케일’에 유통기한 임박 상품들을 전달하면 케일은 이를 재가공해 배합사료를 만드는 방식이다. 라면, 과자 등 편의점이 취급하는 식품 품목의 약 80%는 밀웜의 배합사료로 재가공할 수 있다. 최근에는 젤리도 사용되고 있다.이렇게 사육된 밀웜에서 추출한 단백질, 불포화지방산, 오메가3 등 물질들은 식품과 화장품 등의 원료로도 사용된다. 밀웜의 껍데기는 분쇄 후 고단백 분말로 가공돼 유기질 비료와 축수산물 사료로 활용된다.
양사는 유통기한 임박 식품을 밀웜 사료로 재활용하며 탄소 배출도 크게 줄이고 있다. CU가 케일에 전달하는 유통기한 임박 식품의 양은 월 평균 10t에 달한다. 기존에 CU는 유통기한 임박 식품은 일괄 소각해왔는데, 소각시 1t당 약 0.97t의 탄소가 배출됐다. 월 평균 9.7t의 탄소 배출을 저감하는 셈이다. 케일 역시 기존에 먹이로 쓰던 고단가 수입산 사료의 의존도를 크게 낮출 수 있었다. 양사 모두에게 ‘윈윈’인 셈이다. 유통기한 임박 식품과 함께 커피박(원두 찌꺼기)도 재활용되고 있다. CU는 지난 2021년 업계 최초로 커피박을 점포 외부의 테라스를 조성하는데 사용하고 있다. 커피박 함유율이 20% 이상인 일명 ‘커피박 데크’는 일반적인 방부목 데크와 비교해 내구성이 강하다. 유해물질 검출 테스트에서도 안정성을 확보한 건 물론 커피 원두가 포함돼 방향 및 탈취 효과도 있다. 데크가 철거돼도 100% 재자원화가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 BGF리테일에 따르면 전국 CU 편의점 점포에서 나오는 커피박은 연간 약 1700t에 달한다. 모든 커피박을 재활용할 경우 연간 저감할 수 있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574t에 달한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창의적인 환경보호 프로세스를 만드는 연구를 꾸준히 하고 있다”며 “사회경제적 자원 순환 분야와의 협업을 진행해 ESG 가치를 실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