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리오프닝 효과 제한적…미국 자국우선주의도 수출 악영향"

한은, 전국 205개 제조업체 대상 설문조사 결과
반도체 업체 과반 "중국 봉쇄조치 이전 수준 수출 회복 어려워"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이 우리 수출에 미치는 효과가 아직 제한적이며, 특히 반도체 업체들은 내년 하반기 이후에도 완전한 회복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과 유럽의 자국 우선주의 정책 역시 우리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하반기 이후 그 영향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은행 조사국 지역경제조사팀은 26일 '지역경제보고서'에 실린 '수출기업 설문조사 결과(중국 리오프닝과 공급망 리스크를 중심으로)'를 통해 이런 분석 내용을 제시했다.

한은은 중국 리오프닝 등이 수출에 미치는 영향 및 대응 방안을 살펴보기 위해 지난달 11∼31일 전국 343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 이 중 205개 업체가 응답했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 전체 업체의 56.3%는 수출이 중국 봉쇄조치(2022년 3월) 이전 수준으로 이미 회복했거나 올해 내 회복할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 이후 회복을 예상한 업체는 31%, 내년 하반기 이후에도 완전히 회복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응답한 업체는 12.7%로 집계됐다.
산업별로는 이차전지와 조선, 자동차 및 부품, 철강 등의 업종에서는 80∼90% 이상이 '이미 수출이 회복됐다'고 응답했다. 업체들은 향후 석유화학과 기계류, 휴대전화 및 부품, 디스플레이, 정보기기, 반도체 순으로 수출 회복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했다.

보고서는 "반도체 업체의 과반은 내년 하반기 이후에도 수출이 중국의 봉쇄조치 이전 수준으로 회복이 어렵다고 응답했다"고 전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 미국과 유럽의 자국 우선주의 정책 또한 이미 우리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대상 업체의 21.6%는 2분기까지 다소 부정적 또는 부정적 영향을 받았다고 응답했고, 41.4%는 3분기 이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산업별로는 자동차 및 부품, 이차전지, 철강, 반도체, 기계류, 정보기기 순으로 영향을 크게 받을 것으로 예상됐다.
자국 우선주의 정책에 대해 대기업은 현지생산 확대 등을 통해 대비할 예정이지만, 중견 및 중소기업 과반은 대비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거나 별도 대비를 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한은은 이번 지역경제보고서에서 "2분기 중 지역경제는 자동차, 조선의 호조에도 중국 리오프닝 효과 지연, 반도체 업황 부진 등으로 제조업 생산이 보합 수준에 머물렀고, 소비의 완만한 회복으로 서비스업 생산도 보합세를 보이면서 전분기 수준을 유지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향후 지역경제는 제조업과 서비스업 생산 모두 2분기보다는 소폭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보고서는 "정보기술(IT) 경기 부진 완화, 주요국 인프라 투자 확대 등이 제조업 회복을 견인하는 가운데 물가 오름세 둔화, 점진적인 소비심리 개선 등은 서비스업 생산에 긍정적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