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악 전집' 8년 만에 개정판…추가 발굴한 시·산문 수록

1930년대 대표 '북방 시인'… 북한서 발표된 '리용악론' 6편도 추가
1930년대 대표 '북방 시인' 이용악(1914~1971)의 작품 세계를 집대성한 '이용악 전집'이 8년 만에 개정판으로 출간됐다. 소명출판은 개정판에는 2015년 첫 출간 이후 추가 발굴된 시 8편과 산문 2편, '리용악론' 6편을 새로 수록했다고 27일 밝혔다.

함경북도 경성 출신인 이용악은 일제강점기의 비극적인 역사에 바탕을 두고 일제 수탈로 일어난 북방 유이민(流移民)의 참혹한 실상을 탁월하게 담아낸 시인으로 평가받는다.

1930년대 풍미한 모더니즘에 뿌리를 두고 출발해 서정성과 서사성을 동시에 구현하는 문학적 성취를 보여줬지만, 월북 후 북한 문단에서 활동해 그의 작품은 한동안 금기시됐다. 이용악은 1935년 시 '패배자의 소원'을 '신인문학'에 발표하며 등단했다.

막노동하는 어려운 환경에서도 일본 조치대학을 졸업하는 등 유학 생활을 하며 1937년 첫 시집 '분수령', 1938년 두 번째 시집 '낡은 집'을 펴냈다.

1939년 일본에서 귀국한 그는 해방이 되자 서울에서 기자로 일했으며 1949년 '남로당 서울시 문련 예술과 사건'으로 체포돼 서대문형무소에 수감됐다. 1950년 북한군의 서울 점령 때 풀려나 월북했으며 1971년 폐병으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용악 전집'은 출간 당시 국내에서 처음으로 이용악의 작품 세계를 집대성한 시도로 주목받았다.

시인인 곽효환 한국문학번역원장과 평론가인 이경수 중앙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시인인 이현승 가천대 리버럴아츠칼리지 교수가 2년간 작업해 엮었다. 전집에는 '분수령', '낡은 집', '오랑캐꽃'(1947) 등 다섯 권의 시집과 산문집 '보람찬 청춘'(1955)을 비롯해 시집 미수록 시와 좌담 등 이용악의 작품을 망라했다.

개정판은 '거울 속에서'와 '물러가는 벽', '새로운 풍경' 등 시 8편, '손', '이용악이 최정희에게 보낸 편지' 등 산문 2편, 북한에서 발표된 '리용악론' 6편을 새로 수록했다.

약 150쪽이 늘어나 1천145쪽에 달한다.

또한 개정판은 독자들이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작품 수록 순서를 변경했다.

1부에 시 전체를 현대어 정본으로 담고, 2부에는 시 원문을, 3부에는 산문과 좌담회 등을 발표순으로 수록했다.

출판사는 "일제 말기와 해방기 자료를 추가로 발굴하고 월북 이후 북한에서 발표한 시와 산문, 좌담 등을 찾아 수록했다"며 "이용악의 문학적 생애의 공백을 메우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소명출판. 1천145쪽.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