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홈쇼핑' 수식어 뺀 CJ온스타일, 속내는? [이미경의 인사이트]

서울 서초구 CJ ENM 커머스부문(CJ온스타일) 사옥 본사. CJ ENM 제공
CJ ENM 커머스부문(CJ온스타일)이 ‘탈(脫)TV’ 전략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유선방송사업자에 지급하는 송출수수료 부담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TV부문 매출도 꾸준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TV홈쇼핑 'NO'"…'원플랫폼' 특명

2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CJ온스타일이 제작하는 마케팅·홍보자료에서 ‘TV홈쇼핑 업체’란 수식어가 사라졌다. 회사 측이 이달 초 이런 의사를 관련 부서에 전달했기 때문이다. TV판매방송으로 물건을 파는 기업이 아닌 모바일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물건을 판매하는 유통사로 브랜딩하겠다는 전략의 일환이다. CJ온스타일의 ‘탈TV’ 전략을 펼치는 배경에는 송출수수료 부담 증가라는 고질적인 문제가 깔려있다.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CJ·GS·현대·롯데 등 홈쇼핑 7개사가 지난해 유선사업자에 지급한 송출수수료는 2조4151억원에 달한다. 전년도 2조2490억원에 비하면 7.4% 증가했다.

TV판매방송으로 물건을 구매하는 소비자도 감소해 관련 매출액도 줄어드는 추세다. CJ온스타일 TV방송판매 매출액은 2020년 6401억원, 2021년 5605억원, 지난해 4925억원으로 하락세를 보였다. 같은 기간 온라인·모바일 등 비TV부문판매매출액은 7219억원에서 7084억원으로 감소했다가 지난해엔 7707억원으로 증가했다.

온라인·모바일 매출 비중이 커지다 보니 CJ온스타일은 TV·온라인·모바일을 통합한 ‘원플랫폼’을 강조하고 있다. 짧은 시간에 큰 매출이 발생하는 TV판매를 완전히 포기할 수는 없지만 다른 플랫폼들이 장기적으로 연착륙할수있도록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첫 작업은 플랫폼별로 달랐던 브랜드를 통합하는 작업이었다. CJ온스타일은 2021년 CJ오쇼핑(TV홈쇼핑), CJ몰(온라인몰), CJ오쇼핑플러스(T커머스) 브랜드를 모두 ‘CJ온스타일’로 통합했다. TV와 다른 플랫폼들의 경계를 없애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라이브·콘텐츠커머스 통해 모바일 강화

최근에는 모바일 주요 판매 채널로 자리 잡은 라이브커머스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구글과 유튜브 쇼핑 파트너십을 맺고 인기 유튜브 제작자와 협업 방송에 들어갔다. 당시 구글은 국내 유통업계 중에 CJ온스타일이 라이브커머스 역량이 가장 뛰어나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이 CJ온스타일의 라이브커머스 역량을 높이 평가한 이유 중 하나는 콘텐츠 커머스 때문이다. 콘텐츠 커머스는 예능프로그램과 판매방송의 형식을 결합한 새로운 형식의 포맷으로 평가받는다. CJ온스타일이 지난해 3월 론칭한 ‘브티나는 생활’은 론칭 1년 만에 누적 주문금액 157억원을 기록했다. 체험형 예능 포맷으로 만든 이 프로그램은 모바일로만 송출하는 라이브커머스 방송이기도 하다.

CJ온스타일 관계자는 “브티나는 생활은 방송 1회당(1시간) 평균 주문금액이 2억원을 가뿐히 넘긴다”며 “이는 제습기, 로봇청소기 등 유사한 품목을 판매하는 TV홈쇼핑 방송 매출액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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