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원, 루마니아 원전 '삼중수소 제거설비' 수주

총 2600억…2027년 준공 목표
신규 원전 수주전서 유리한 고지
한국수력원자력이 2600억원 규모의 루마니아 삼중수소 제거설비 건설사업을 수주했다고 27일 밝혔다. 이집트 엘다바에 이은 윤석열 정부의 두 번째 원전설비 수출계약 성과이자 원전 본시설을 제외한 단일설비 수출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이번 수주가 설비 개선 등 후속 사업뿐 아니라 루마니아 원전 수출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한수원은 이날 서울 당주동 포시즌스호텔에서 루마니아 원자력공사와 ‘루마니아 체르나보다원전 삼중수소 제거설비 건설’ 계약을 체결했다. 삼중수소 제거설비는 원전의 감속재와 냉각재로 사용되는 중수에서 촉매 반응으로 삼중수소를 분리해 전용 설비에 안전한 형태로 저장하는 장치로, 방사성 폐기물의 양을 줄여준다.한수원은 지난해 10월 단독 입찰해 8개월 만에 계약을 성사시켰다. 계약 금액인 2600억원은 지난해 대(對)루마니아 수출의 40%에 해당하며, 이 중 1000억원 규모의 기자재는 국내 기업이 공급하는 것으로 확정됐다. 정부는 1000억원 규모의 추가 공급 역시 국제 경쟁 입찰을 통해 상당 부분을 국내 기업이 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수원은 시운전을 통한 검증, 6개월간의 시범 운전 등을 거쳐 52개월 이내에 설계와 시공 등 모든 과정을 수행하게 된다. 준공은 2027년 8월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정부는 이번 계약으로 한국이 체르나보다원전 설비개선사업 등 2조5000억원 규모의 후속 대형 사업 수주에도 유리한 위치를 확보했다고 보고 있다. 루마니아는 체르나보다원전 1~2호기의 계속운전을 위한 주요 기기 교체사업을 내년 발주할 전망이다. 정부는 이번 수주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대규모 원전 설비개선사업을 추진 중인 아르헨티나 중국 등에서도 추가로 수주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