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도 미국서 '테슬라 충전기준' 채택…현대차는 어쩌나

미국서 기존 충전규격 쓰는 현대차…고심 깊어질 듯
스웨덴 완성차 브랜드 볼보자동차가 북미 시장에서 테슬라의 전기차 충전 규격인 북미 충전표준(NACS)을 채택하기로 결정했다. 유럽 브랜드 중에선 최초다. 앞서 GM(제너럴 모터스), 포드, 리비안 등이 NACS를 채택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28일 블룸버그·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볼보는 자사 전기차가 미국 내에서 슈퍼차저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에 테슬라와 합의했다고 발표했다.북미에서는 전기차 충전 규격을 두고 테슬라 슈퍼차저의 NACS(North American Charging Standard)와 기존 미국 표준인 CCS(Combined Charging System)가 경쟁 중이다.

볼보는 2025년부터 미국·캐나다·멕시코 등 북미 3개국에 판매되는 차량에 NACS 충전 규격을 적용하되 소비자가 원할 경우 CCS 방식도 제공할 방침으로 전해졌다.

짐 로언 볼보 최고경영자(CEO)는 "2030년까지 완전히 전기차로 전환하기 위한 여정의 일환으로 전기차 사용을 가능한 한 쉽게 만들고 싶다"면서 "전기차로의 이행을 막는 주요인 중 하나가 쉽고 편리한 충전시설 사용"이라고 NACS 채택 배경을 밝혔다.완성차 업체의 잇따른 NACS 도입을 두고 현대차의 고심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슈퍼차저가 미국 내 전체 급속 충전기의 60%가량을 차지하고 있어서다. 현대차는 현재 미국의 기존 표준 충전방식인 CCS를 사용하고 있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최근 테슬라 방식으로 미국 내 충전 방식이 재편되는 분위기에 대해 "고객이 얻을 이익을 중심으로 판단해야 한다"며 "우리는 800V 초고속 충전으로 설계돼 있고, 500V인 테슬라 슈퍼차저에 당사 차량을 연결해 보면 현재 기준으로는 오히려 충전 속도가 늦어져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언급한 바 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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