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경기 지표 또 강세…하반기 침체 올까


미국의 경제 지표가 여전히 강력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경기가 침체 대신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었다. 다음달 열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미 중앙은행(Fed)이 기준금리 재인상에 나설 가능성도 커졌다는 평가다.

27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발표된 미국 경제지표는 모두 강세를 보였다. 우선 5월 신규 주택 판매는 76만3000건으로 전월 대비 12.2%, 전년 동월 대비 20% 증가했다. 3개월 연속 증가세인 데다 증가폭은 지난해 2월 이후 가장 컸다.블룸버그는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금리가 6%대로 여전히 높은 수준인데도 주택 수요가 반등했다는 것은 경제가 높은 이자비용을 견뎌내고 있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주택 구매자들이 높은 금리에 적응했다는 해석이다.

또 미 상무부는 이날 5월 내구재(3년 이상 사용 가능한 제품) 주문이 전월 대비 1.7%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0.9% 감소를 점쳤던 시장 예상을 뒤엎었다. 기업 투자지표로 꼽히는 항공기를 제외한 비국방 자본재 주문도 전월 대비 0.7% 증가하면서 시장 전망치(0.1%)를 웃돌았다.

미 경제조사단체 컨퍼런스보드가 발표한 6월 소비자신뢰지수는 109.7로 지난해 초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월(102.5)보다 상승했으며 월가 전망치인 104보다도 높았다.소비자신뢰지수는 경기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을 보여주는 지표로 100 이상이면 소비자들이 경기를 낙관한다는 의미다. 현재 경기 상황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 측정치는 6월 155.3으로 약 2년 만에 최고치였다.

6개월 후를 내다보는 기대지수의 경우 올해 최고치인 79.3을 기록했으나 80을 밑돌았다. 소비자들이 6개월 후 경기 침체가 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는 의미다.

조나단 처치 블룸버그 이코노미스트는 “우리는 여전히 2분기 경기 침체가 전개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소비자신뢰지수 결과는 경기 침체가 그 후에 시작될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고 말했다.
US 캐피털마켓의 스티븐 스탠리 미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몇 달 안에 경기침체가 시작될 것이라는 뷰를 고수하고 있지만, 현재 미 경제 지표는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다”며 “핵심 키워드는 여전히 경기 회복”이라고 말했다.

이날 발표된 경제 지표들에 미 국채 금리는 상승했다. 미 10년 국채 금리는 장중 3.776%까지 올랐다. Fed가 다음달 기준금리 인상을 재개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었기 때문이다.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도 이날 Fed가 7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릴 것이라고 예측했다.

블룸버그는 “제롬 파월 Fed 의장이 28일 ‘유럽중앙은행(ECB) 포럼’에서 (연설을 통해) 다른 중앙은행 총재들과 긴축 기조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