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세 머스크' vs '39세 저커버그'…진짜 링에서 한판 뜨나 [신정은의 글로벌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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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머스크-저커버그 격투기 가능성 낮아"
"격투기 경험 없는 억만장자의 싸움은 속임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의 격투기 대결이 성사될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그럴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봤다. 두 사람의 재산만 해도 450조원에 달하는데, 굳이 몸을 쓰며 싸울 이유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물론 그들이 어떤 이유로 진짜 링 위에 올라갈지는 끝까지 예측할 수 없다.
2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스포츠 칼럼니스트인 제임스 게이는 "머스크와 저커버그가 철장 안에서 싸울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만약 그들이 싸운다면 테크계 거물들의 바닥을 보게 될 것이고, 그런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그는 "프로선수들과 달리 51세의 머스크와 39세의 저커버그가 싸움할 이유가 없다"며 "지구상에서 가장 부유한 두 사람은 단순히 돈을 위해 움직이지 않을 것이고, 새벽에 일어나 줄넘기하고 스피드백을 칠 만큼 원한이 깊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그들의 경기는) 두 부자 아빠가 슈퍼요트 갑판 위에서 마지막 탄산수를 마시기 위해 천천히 씨름하는 것처럼 보일 것"이라며 "당신이 본 가장 슬픈 스포츠 경기가 될 것이다. 그들이 싸울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종합격투기 전문 매체 MMA 정키는 "전문적인 격투기 경험이 전혀 없는 두 명의 유명한 억만장자의 싸움보다 더한 속임수(기믹)는 없을 것"이라며 "머스크와 저커버그가 세계 최고 파이터 중 한명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한 이 대결은 데이나 화이트 UFC 회장을 제외한 모든 사람에게 명백한 속임수다"고 꼬집었다.이번 대결이 정말 성사될 수 있다고 보고 있는 데이나 화이트 UFC 회장을 겨냥한 것이다. 화이트는 지난 22일 TMZ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이 대결은 세계 역사상 가장 큰 싸움이 될 것”이라며 “모든 유료 시청 기록을 깰 것”이라고 장담했다. 그는 머스크와 저커버그가 온라인으로 설전을 벌인 뒤 두 사람과 직접 얘기를 나눴고, 이들이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두 사람의 재산은 얼마나 될까. 미국 경제매체 포브스에 따르면 '현피' 논란이 있던 지난주(17일~23일) 기준 머스크의 재산은 저커버그의 두배 정도 많았다. 다만 이 기간 저커버그의 재산이 더 많이 늘었다.
머스크의 재산은 23일 기준 2430억달러(약 316조6000억달러)로 전주 대비 26억달러 줄었다. 저커버그의 재산은 1020억달러(약 132조9000억원)로 27억달러 늘었다. 메타 주가가 오른 만큼 테슬라 주가가 하락했기 때문이다. 두 사람의 재산은 합쳐서 3450억달러(약 448조원)에 달한다.두 사람의 대결이 성사될 지에 대한 전 세계의 관심은 뜨겁다. 미국 경제매체 CNBC는 머스크와 저커버그가 종합격투기 UFC의 팔각형 철창 경기장인 옥타곤에서 대결하면 유료 시청료(PPV)가 100달러, 전체 흥행 수입은 사상 최대인 10억달러(약 1조3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격투기 역사상 최대 흥행 경기인 2017년 플로이드 메이웨더(권투)와 코너 맥그리거(종합격투기)의 권투 대결을 뛰어넘는 규모다. 당시 PPV는 80달러, 흥행 수입은 6억달러를 기록했다.
머스크와 저커버그의 ‘현피’ 논란은 소셜미디어에서 시작됐다. 현피는 ‘현실 PK’의 준말로, PK는 온라인 게임에서 상대 플레이어와 대결하는 ‘플레이어 킬링’을 뜻한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