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용업 불황에 감원설까지…미래에셋운용 소문의 진실은

"연초 임원 보고서 감원 지시" 소문 확산
사측 "사실 무근"이라지만…업계 수익성은 악화
"경영 효율성 제고 차원…ETF 제외한 사업 부진도 한몫"
서울 중구 을지로의 미래에셋센터원 빌딩. 사진=미래에셋자산운용 제공
수년 새 인력을 공격적으로 늘려온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최근 감원설에 휘말렸다. 퇴사자와 이직자 등 자연 감소분을 비롯해 연내 빠져나갈 인원에 대한 구체적인 수치까지 언급되고 있다. 회사측은 공식적으로 부인하고 있지만, 시장에선 저보수 위주의 출혈경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경영 개선을 위해 예견된 조치란 의견이 나온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미래에셋운용 임직원들 사이에서는 올해 안에 인력을 대거 줄일 것이라는 소문이 확산하고 있다. 이 소문은 미래에셋 고위 관계자가 올해 초 임원 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운용사 임직원을 큰 폭 감축하라'고 지시했단 내용에서 비롯됐다. <한경닷컴>이 복수의 금융투자 업계 관계자들을 직접 확인한 결과 미래에셋운용은 올 들어 임원 위주로 적지 않은 규모의 인력 감축을 검토했다.이러한 발언은 소수의 고위 임원만 참석한 자리에서 나온 것이었는데, 최근 이 발언이 새어나가면서 사내에 확산되고 있다. 심지어 '어느 파트에서 몇명이 잘린다'는 얘기까지 구체화되고 있다. 수익성이 낮은 사업부문의 임원급 인사라는 게 공통적인 내용이다.

미래에셋운용 한 직원은 "하반기 자연감소분을 포함해 100명가량을 줄인다는 얘기가 파다한데, 사실이라면 직원의 6분의 1이 줄어드는 셈"이라며 "하지만 사실을 확인해줘야 할 경영진이나 인사파트 쪽에선 쉬쉬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소문에 대한 마땅한 해명이나 설명이 없다보니, 감원설로 사내 분위기는 흉흉해지고 있다. 이 회사의 또 다른 관계자도 "연내 대거 감원을 할 것이란 얘기로 인해 직원들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며 "실제 일부 퇴사한 직원들의 공석에 충원이 이뤄지지 않고 있어, 자연감소를 포함한 감원이 아니냐는 말도 돌고 있다"고 전했다.하반기 감원설을 두고 미래에셋운용 측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사측은 "소문이야 항상 무성한 법이지 않겠느냐"며 "오히려 다음 달 채용공고가 예정돼 인력을 6명 충원할 예정이고 당장은 그런 (감원) 움직임이 포착된 바 없다"고 했다. 덧붙여 "올 1분기 순이익이 1061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7% 넘게 올랐고 운용자산은 올해만 27조원 늘어났다"며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100명가량을 줄인다는 것은 근거 없는 말"이라고 했다.

일단 사내 임직원들 사이에선 감원이 '취사선택'될 것이란 시선이 짙다. ETF 등 수익을 내는 일부 부서는 감축에서 제외되지만, 외부위탁운용관리(OCIO) 등과 같이 다소 부진한 사업부문은 불가피하게 인원을 줄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 3월 31일 기준 미래에셋운용의 임직원은 총 608명이다. 2년 전만 해도 400명대였던 점을 감안하면 큰 폭 늘었다.

회사 임원은 "미래에셋 고위 관계자들은 '이사급 인원이 많다'는 데 의견을 모았고 이들을 줄이라고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인원이 과도한 파트에 체질개선을 요구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계약직인 임원의 경우 재계약을 하지 않는 방법으로, 일반직원들의 경우 퇴사·이직 등으로 인한 결원을 보충하지 않는 방법 등을 활용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추측했다.한편 운용사들은 최근 수수료 수익 등이 감소하면서 실적이 악화하고 있다. 운용사들 10곳 중 4곳은 적자를 보고 있다. 더군다나 업계 1위인 미래에셋운용은 임원은 111명(등기 6명·비등기 105명)으로 비율이 18%에 이른다. 운용사 대부분이 한 자릿수 비율로 임원을 유지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