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 회피 자신감 보인 미국 '경제대통령'과 그렇지 못한 유럽 [신인규의 글로벌마켓 A/S]




유럽중앙은행(ECB) 포럼이 오늘 열렸죠. 이 자리에서 나온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그리고 각국의 중앙은행장들의 발언들부터 살펴볼까요.

이번 포럼에는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을 비롯해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 총재와 앤드류 베일리 영란은행 총재,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 등 세계 '경제대통령'급 인사들이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1시간 20여분 동안의 다자 대담에서 이들은 인플레이션 문제를 큰 주제로 두고 각국과 지역의 침체 가능성과 세계 경기 전망, 통화정책 변수를 짐작해볼 수 있는 발언들이 이어졌는데요. 발언들 자체는 대체로 원론적이었다는 평가가 나왔지만 침체를 피해갈 가능성에 대해서는 각 지역 간의 분위기가 확연히 달랐습니다.
예상보다 강한 경제지표를 확인한 미국의 제롬 파월 의장은 확실히 올해 초와 비교해 침체 회피 가능성을 높인 듯한 모습이었고, 유럽의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와 앤드류 베일리 영란은행 총재는 자신감이 부족해 보이는 어조를 보였습니다.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은 지금 단계에서는 가장 가능성이 낮은 것이 미국의 '심각한' 경기 둔화 시나리오라고 이야기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인플레이션을 잡기가 조금 더 어려워졌음을 시사하면서 통화정책이 앞으로 더 제한적이어야 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오늘 나온 대형 은행 스트레스트테스트 결과를 살펴봐도 모든 은행들이 테스트를 통과했는데, 이런 부분들은 장 마감 후 대형 은행주 주가의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인플레이션 등 각종 전망에 대해서는 지난 6월 FOMC 때 밝힌 수준에서 변한 것이 없었는데요. 2025년까지는 근원인플레이션이 연준의 관리 목표인 2%로 내려오지 않을 것으로 본다는 점을 재확인했습니다.
미 증시는 경제 침체 회피 가능성과 제한적 통화정책 지속 가능성을 모두 이야기한 파월 의장의 양가적 발언을 살피며 크게 움직이지는 않았는데, 다른 나라 중앙은행 총재들의 발언에서 시장이 주목할 만한 것들은 없었습니까.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 총재는 경제 관료가 공식석상에서 할 수 있는 가장 정직한 태도를 보였습니다. 라가르드 총재는 유럽 경제가 아무리 좋게 말해도 '정체' 상태라며 현재로서는 강한 회복에 대한 큰 희망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기존과 같이 당장 다음달에 ECB가 금리를 올릴 가능성은 확인했지만, 9월에 어떻게 될지에 대한 발언은 자제하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또 주목할 만한 부분은 YCC 등 통화 정책 변경을 준비하는 일본이 어떤 시나리오를 보고 있는지였습니다. 오늘 발언에서 일부 힌트가 나왔는데요. 일본의 근원 인플레이션이 상승할 징후가 있다면 일본 중앙은행이 정책을 바꿀 준비가 되어 있다며 "일본의 금리가 오르기 시작하면 지역 은행들에 미치는 영향을 매우 신중하게 살펴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인플레 대응 측면으로서 통화정책 수정 가능성에 대해 직접 말을 꺼낸 겁니다. 우에다 총재는 "일본 은행들은 대체로 자본과 유동성이 충분하지만, 일부 은행은 자본금의 1% 수준의 채권 손실을 안고 있고 이러한 부분 등을 감안할 때 모든 종류의 스트레스테스트를 진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지금까지 뉴욕에서 한국경제TV 신인규입니다.
신인규기자 ikshin@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