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 영아 시신' 친모 "남은 세 아이 생각에 자수 못해"

해당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수원 냉장고 영아 시신' 사건으로 구속된 친모 A씨의 자필 편지가 공개됐다.

자신이 낳은 아이 둘을 살해한 뒤 냉장고에 보관한 혐의를 받고 있는 A씨는 29일 변호인을 통해 중앙일보에 자필 편지를 보냈다.A씨는 "저는 수원 영아 사건의 친모"라고 밝히고는 "좋은 부모 밑에서 태어나 사랑받고 살아갔으면 좋았을 텐데 생활고와 산후우울증에 방황하던 저에게 찾아와 짧은 생을 살다 간 두 아이에게 너무 미안하다"고 적었다.

A씨는 2018년과 2019년에 각각 넷째, 다섯째 아이를 출산하고 곧바로 이들을 살해, 자신이 살고 있는 수원시 아파트 냉장고에 보관해 온 혐의를 받고 있다.

현재 슬하에 삼 남매를 두고 있는 A씨는 편지를 통해 "셋째 아이가 초등학교만 입학하면 자수해야지 생각했는데, 막상 입학하고 보니 엄마 손길이 아직 많이 필요한 거 같아서 초등학교만 졸업하면 자수해야지 늘 생각했다"고 주장했다.그는 "방송에서 비슷한 사건들이 보도될 때마다 먼저 떠나보낸 아이들에게 너무나 미안했다"며 "오랫동안 방치해 먼저 간 아이들에게 미안하고 많이 고통스러웠을 것이기에 가슴이 너무 아프고 미안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남은 삼 남매를 걱정하기도 했다. A씨는 "아이들은 하교 후 집으로 못 가고 피신해 지금까지 학교를 못 가고 있다"며 "아이 친구들에게 연락이 오는데 과도한 신상 털기가 시작됐다. 아이 친구들을 이용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했다.

그는 "저의 죄는 잘못한 만큼 달게 받겠다"면서 "아이들을 제발 보호해 달라"고 했다.한편 A씨를 조사해 온 경기남부경찰청은 그를 살인 또는 영아살해 혐의로 30일 수원지검에 송치할 방침이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