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발 늦었네"…7월 '장마 괴담'에 배송 대란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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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철 맞아 장화·우비 등 수요 '쑥'지난주 한 온라인 쇼핑몰에서 장화를 주문한 30대 회사원 A씨는 배송이 다음주로 밀릴 수 있다는 연락을 받았다. A씨는 "올해 비가 많이 온다고 해서 주문했는데 한 발 늦었다. 해당 사이즈에 주문이 몰려 배송이 늦어진다고 한다"고 말했다.
백화점, 장화 팝업 매장도 열어
본격 장마철로 접어들면서 소비자들이 장화(레인부츠)와 우비(레인코트) 등을 찾고 있다. 4년 만의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 여름이 왔는데 엘니뇨 영향으로 예년보다 길고 강수량도 많은 장마가 예보되자 이들 제품의 판매량이 훌쩍 늘었다.
장마 시작하자 레인부츠·코트 인기 '쑥'
30일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업계에 따르면 최근 장화와 우비 등 장마 관련 잡화 수요가 크게 늘었다. 엔데믹으로 비를 맞으며 나가야 하는 출퇴근이나 각종 모임이 늘어나면서 소비자들이 지갑을 연 것으로 풀이된다.이달(28일 기준) G마켓에서 장화 판매량은 지난해 6월보다 210% 급증했다. 5월보다도 판매량이 69% 치솟았다.장마가 닥치면서 구매에 나서는 흐름도 포착됐다. 패션 플랫폼 지그재그에 따르면 장마가 시작된 지난 25일부터 26일까지 이틀간 해당 쇼핑몰에서 장화 거래액은 일주일 전(6월18∼19일)보다 679% 치솟았다. 같은 기간 레인코트 거래액도 전주보다 358% 증가했다. 이틀간 방수 키워드 관련 상품 거래액은 65%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급하게 물건을 받으려는 소비자도 많았다. 해당 기간 지그재그의 빠른 배송 서비스 '직진배송' 전용관에서 레인부츠 거래액은 일주일 전보다 123% 늘어 두 배 수준으로 뛰었다. 생활 방수가 가능한 나일론 소재의 바지도 지그재그 베스트셀러에 이름을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지그재그 관계자는 "장마가 시작되자마자 장마철 패션 아이템을 찾는 고객이 급증하는 만큼 당분간 직진배송 등을 통해 관련 상품을 빠르게 공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예년보다 긴 장마가 예고되면서 한발 앞서 장마 패션을 준비한 사람들도 많았다. 온라인에서 '7월에는 5일가량을 빼고 거의 매일 비가 온다'는 요지의 '장마 괴담'까지 확산하면서 소비자들이 일찌감치 아이템 장만에 나섰다는 분석이다.패션플랫폼 1위 무신사에서 장화가 대표 제품인 브랜드 '락피쉬웨더웨어'의 지난달 거래액은 지난해 5월보다 5.6배가량 폭증했다. 해당 기간 전체 장화 카테고리 랭킹에서 락피쉬웨더웨어 상품이 1~3위를 차지했다. 해당 브랜드 '오리지널 레인부츠 숏' 모델은 한 달 간 6000켤레 이상 판매됐고, 두꺼운 밑창의 '플랫폼 레인부츠' 역시 2000켤레에 달하는 판매량을 기록했다.‘어글리슈즈(못 생긴 신발)’ 유행이 지속되면서 크록스 브랜드로 대표되는 나막신 형태의 클로그도 인기를 끌고 있다. 클로그는 앞이 뭉툭하고 뒤축이 낮거나 구멍이 뚫려 물이 쉽게 빠지는 형태의 신발이다. 무신사에서 이달 1일부터 20일까지 클로그 카테고리 거래액은 전년 동기보다 60% 늘었다. 브랜드 '23.65'의 클로그 '바게트 슈즈'는 지난달 20일부터 한 달 간 4000여 켤레가 판매되기도 했다.
장마철을 맞아 백화점에서도 장화 모시기에 나섰다. 롯데백화점은 이날부터 다음달 9일까지 잠실 롯데월드몰에 프랑스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 '벤시몽' 팝업 매장을 열고 장화를 판매한다. 롯데백화점 측은 "올해 처음으로 출시된 '벤시몽 레인부츠'는 온라인몰에서 품절 대란을 일으키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장마철을 대비해 수량을 미리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잠시 멈췄던 장마가 다시 시작되면서 전국에 많은 비가 내리고 있다. 이날까지 예상 강수량은 서울·인천·경기 남부·강원 내륙과 산지·충청권·경상권 50∼120㎜다. 일부 지역에서는 150㎜ 이상 내리는곳도 있겠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